광주시캣맘협의회 등 24개 동물보호단체들이 22일 ‘담양5일장’에서 ‘동물불법판매 금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2시께 찾은 담양군 담양읍 ‘담양5일장’, 70대 여성 상인 2명이 각각 비좁은 철망(가로 1m×세로 50㎝×높이 50㎝)에 집토끼(몸길이 50㎝) 10여 마리를 가둬놓고 판매하고 있었다.

최고 기온이 30도에 달하는 무더위 속에서 토끼들은 힘 없는 모습으로 철창 한 켠에 놓인 물을 마시거나 열무다발을 뜯어 먹고 있었다. 철장 바닥에는 토끼 분뇨가 치워지지 않은 채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40년간 담양5일장에서 동물을 판매했다는 한 상인은 “장이 열리는 날마다 나를 포함해 상인 3명이 개와 고양이, 토끼 등을 소규모로 팔고 있다”며 “최근 시장에서 개나 고양이를 판매하면 동물 학대라는 말이 들려 오늘은 토끼만 가져 왔다”고 말했다.

23일 광주시 광산구 ‘송정5일장’(3·8일)에서도 한 상인이 노상에서 개·고양이를 팔고 있었다. 둘레 2m 철조망 안에는 잡종 강아지 8마리가 낮잠을 자고 있었고, 철망(가로 70㎝×세로 70㎝×높이 50㎝) 안에는 어른 주먹 크기 만한 새끼 고양이 10여 마리가 뒤엉켜 있었다. 상인들은 뙤약볕을 막아주기 위해 종이박스로 철망을 덮어놨지만 강아지와 고양이들은 물조차 마시지 못하고 더위에 허덕이고 있었다.

담양동물단체 등에 따르면 광주·전남에서 동물불법판매가 성행하는 곳은 담양5일장·창평시장·영산포장·남평5일장·장성5일장·송정5일장 등 10여 곳에 달한다. 정확한 취급 종류와 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동물단체들은 비좁은 우리에 동물 수십 마리를 몰아넣고 판매하는 행위는 동물학대이며, 동물들이 좁은 우리 안에서 사료와 물도 없이 판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전통시내 내 동물판매업자들은 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지 않아 질병관리에 취약하고 분뇨처리시설마저 갖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물 판매상인들은 충분한 먹이와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이로 인해 동물단체와 소규모 동물판매 상인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으며, 일부 동물단체들은 전통시장 내 동물판매 행위 금지 캠페인을 벌이는가 하면 심지어 동물 판매 상인들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등 법적 다툼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동물보호법에서는 3개월 이하 동물을 판매할 때 최소 3차 예방접종, 1개월 전 광견병 1차 접종 확인서를 구비해야 한다. 각 개체당 몸 길이의 두배 이상 공간을 제공해야 하고 깨끗한 물과 사료를 두시간 단위로 급여해야 한다.

광주시캣맘협의회, 광주동물보호협회 ‘위드’ 등 지역 24개 동물보호단체는 지난 22일 담양 5일시장을 시작으로 매달 두 차례 광주와 전남에서 불법동물시장 폐쇄 촉구 규탄집회를 열 방침이다.

담양군청 관계자는 “동물 판매상들은 군에서 발급하는 가축거래신고증을 발급받아야 하지만 규모가 영세하고 노령인 탓에 신고증 발급에 무관심한 상태”라며 “지속적인 계도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