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이 유엔(UN·국가연합) 측에 ‘2020 세계인권도시포럼 공동개최’를 제안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유럽을 방문 중인 이 시장은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UN OHCHR) 케이트 길모어 부대표와 만나 “유엔인권최고대표부와 내년 5월 세계인권도시포럼을 공동개최하고 싶다”고 제안했다고 광주시가 전했다.

이 시장은 “내년은 5·18민주화운동 40주년으로 매우 뜻 깊은 해”라고 관련 계획을 밝히면서, 미첼 바첼렛 대표(전 칠레 대통령)를 포럼에 공식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길모어 부대표는 “인권의 가치와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유엔과 광주가 성공적인 협업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포럼 공동개최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이 시장은 또한 광주시가 2020년부터 진행하는 국제인권교육에 유엔의 교육콘텐츠와 전문강사, 노하우를 공유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국제인권교육은 아시아 국가들의 인권정책 전문성 강화와 국민들의 인권증진을 위해 광주시와 코이카(KOICA)가 공동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유엔은 한국사무소를 통해 광주시와 구체적인 협력 내용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이 시장은 이날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지방정부연합 인권협의회의’에 참석해 “인권도시가 도시운영의 중요한 지침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개회연설을 통해 “인권도시의 궁극적 목적은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인권공동체의 실현”이라며 “지금처럼 시민의 자율성과 자치가 강조되는 시대에서, 인권도시는 더욱 중요한 도시발전 비전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광주형 일자리’를 소개하며 “사회대타협을 통해 보다 많은 노동자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갖는 것 또한 인권증진의 일환”이라며 “광주는 경제·사회적 약자에 대한 포용을 통해 인권공동체를 추구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회의에는 로마, 바르셀로나, 멕시코시티, 비엔나, 제네바, 파리, 애틀란타, 카트만두, 울란바토르 등 20여 개 인권도시에서 1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