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병자호란 등 국란 때마다 보성지역에서는 의병이 일어났으며 육지와 달리 해상의병을 결성해 침입 선로(船路)를 차단하는 등 향토방위전을 전개했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그 중심에는 어김없이 전방삭 장군을 주축으로 활약한 보성의병이 있었다.

사)호남의병연구소 노기욱 소장은 지난 14일 보성군 벌교읍 행정복지센터 2층 회의실에서 열린 ‘보성군 의병장 전방삭 장군 학술세미나’에서 보성 지역특성을 감안한 독특한 해상의병 활동을 강조했다. 전방삭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적진포 해전 등 크고 작은 해전에서 활약했으며 정유재란 때에는 고향 보성에서 벌교의병 300여명을 모아 보성, 고흥, 승주, 순천 등지에서 왜적을 상대로 전투를 전개한 대표적 의병장이다.

노 소장은 ‘보성군 의병장 전방삭 장군의 해상의병 활동’ 주제발표에서 “보성의병은 적이 침투하기 용이한 항구를 중심으로 해상의병을 결성해 관군과 백성이 하나가 되어 해상선로를 차단하며 향토방위전을 전개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인선(순천대 박물관장) 교수는 ‘보성읍성과 조양창’(兆陽倉) 주제 발표를 통해 “조선 초기 연해지역 전략적으로 중요한 성읍으로 자리하면서 성곽과 관방유적을 두드러지게 잘 정비하고 수축했다”며 “특히 조양현성은 조양창에서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이 군량을 조달한 창고였던만큼 중요사적으로 복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호남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보성지역이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조명됐다.

김덕진 광주교대 교수는 ‘양란(兩亂) 호남 의병과 보성’ 주제발표에서 “임진왜란 초기 박광전의 전라좌의병이 경상도 진주성을 구원하는 등 보성군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두 전란에서 크게 거병한 곳”이라며 “특히 박광전의 제자와 보성 임진의병 후손들이 대를 이어 병자호란에 거병한 것은 여느 곳에서 찾기 힘든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창 전남대 강사는 ‘보성 의병의 출구 선소’(船所) 주제 발표에서 “ 보성군은 연해와 내륙을 연결하는 전남의 중심 거점으로 물산이 풍부한 덕분에 중세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포구와 선소가 크게 발달했다”며 “풍랑에 배가 쉬어갈 수 있는 곳으로 여러 장점을 가진 요충지였기 때문에 보성지역은 의병들의 전략적 해상출구로 이용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2부 토론회는 전남대 사학과 김병인 교수가 좌장을 맡고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최원종 실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토론자로 사)호남의병연구소 송철환 번역위원, 목포대 강봉룡 교수, 전남대 신말식 교수, 전남대지역개발센터 김숙희 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토론자들은 보성군 의병장 전방삭 장군이 임진왜란 전공을 인정받아 선무원종공신에 녹훈되고, 그의 아들 판관 전홍례는 병자호란에 인조 세자와 왕비를 강화도로 호종하다가 적과 교전 중 전사한 사례를 들여 보성의 절의정신이 대를 이어계승된 점을 주목했다. 또 보성군 의병이 왜진포, 조양, 벌교 영등, 고흥 망저포, 고흥 첨산, 승주, 순천 해상지역에서 적을 무찌르고 향토방어전을 전개한 것은 ‘호남의병의 상징적’사례라는 데 공감했다.

이번 행사는 사)전방삭 장군 유적 보존회, 사)전방삭 장군 의병장 호국선양회, 전남대 문화연구소가 주최하고 사)호남의병연구소가 주관했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