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자치단체들의 소극적·행정편의적 정보공개 행태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내용을 쏙 빼고 겉표지만 공개하는 ‘생색내기’를 하는가 하면, 비공개와 다름없는데도 ‘원문정보 공개율’을 높이기 위해 ‘부분공개’ 형태로 제공하는 ‘꼼수’를 부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민선 7기 들어 원문정보 공개율도 낮아졌고 공개정보 기준도 각각 다르게 적용해 이용자 혼선을 부추기는 등 국민의 알 권리와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출 게 많나? 낮아진 원문정보 공개율=전남도를 비롯, 22개 시·군은 행정안전부 정보공개포털(open. go.kr)을 통해 행정정보를 원문으로 공개하고 있지만 일부 자치단체의 공개율은 향상되지 않고 있다.

원문정보 공개는 공무원이 업무 중 생산한 정보를 국민의 별도 청구가 없더라도 정보공개시스템을 통해 공개하는 제도로, 국민의 알 권리와 정부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시행중이다.

전남도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지난 4월까지 생산한 1만5650건의 행정정보 중 8667건을 공개, 55.4%의 공개율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2017년 7월~2018년 4월) 생산된 1만8120건의 원문정보 중 1만2478건이 공개, 68.9%의 공개율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김영록 전남지사 취임 이후 활성화되기는 커녕, 정보공개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만하다. 지난 1년 간 전남도의 원문정보 공개율은 50.1%(2018년 12월)~60.0%(2018년 10월) 수준에 머물렀다. 1년 전 같은 기간 공개율이 55.1%(2017년 12월)~74.0%(2017년 8월)에 이른 것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전남도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지난 4월까지 생산된 문건 중 비공개 처리한 원문정보(3081건)는 1년 전(3374건)보다 적었지만 부분공개(3902건)한 건수가 1년 전 같은 기간(2268건)보다 월등히 많았다.

◇‘생색내기’ 공개=‘공개’ 자료라며 올려놓았지만 정작 내용을 빼고 겉표지만 제공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정보공개포털은 공개·부분공개, 비공개 등으로 나뉘어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장흥군의 경우 지난달 22일 ‘정남진 리조트 및 오토캠핑장 군(郡) 직영 운영계획(안)’이라는 자료를 ‘공개’ 자료라며 정보공개포털에 공개했지만 내용이 없는 겉 표지만 올렸다. 알맹이가 전혀 없는데도 ‘공개’했다고 생색을 낸 것이다.

목포시도 지난달 24일 정보공개포털에 ‘공개’ 형태로 ‘(재)목포국제축구센터 신동아건설 스폰서십 운영지원 출연금 동의(안) 보고’자료를 올려놓고도 겉 표지만 올리고 내용은 쏙 뺐다.

무안군은 지난달 22일 ‘더불어민주당 영암·무안·신안 지역위원회 무안군 제1차 당정협의회 실시계획’ 자료를 ‘공개’자료라고 제공하면서 알맹이가 없는 담당자와 부군수·군수 서명이 포함된 겉 표지만 올렸다.

영암군이 지난달 23일 정보공개시스템에 등록한 ‘농민수당 도입관련 추진상황’도 겉 표지 외에 어떤 내용물도 첨부되지 않았다. ‘비공개’ 자료와 ‘부분공개’ 자료에 대한 구분도 명확하지 않아 이용자의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

전남도가 지난 13일 생산한 ‘민선7기 도지사 취임 1년 기자간담회 자료’는 겉 표지만 공개되고 나머지 첨부 파일은 비공개로 분류됐지만 전혀 내용을 알 수 없는 이용자 측면에서 보면 ‘비공개’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분공개도 ‘공개’ 자료로 분류되는 점을 고려하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보공개제도가 국민의 알 권리를 확대하고 정부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제도를 운영중인 것을 고려하면 원문정보에 대한 공개 확대와 생색내기식 정보공개에 대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정보공개정책과 담당자는 “공개 자료로 올려놓고도 내용이 없다면 잘못된 정보공개”라고 말했다.

행안부 담당자는 또 일부 자치단체들의 잘못된 시스템 이용 상황을 감안, “올해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 혁신평가’ 에 처음으로 ‘원문정보의 충실성’항목을 평가에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