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다 더 드라마틱한 경기는 없었다.”

한국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우승 후보 세네갈을 상대로 승부차기까지 가는 3시간 여 혈투 끝에 승리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9일 새벽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8강에서 1골 2도움을 올린 이강인(발렌시아)의 활약 속에 3-3 무승부 후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겼다.

한국은 2-2로 맞선 승부차기에서 다섯 번째 키커로 나선 오세훈(아산무궁화)이 상대 골키퍼 파울로 재차 찬 끝에 골망을 흔든 반면, 세네갈의 마지막 키커의 공이 공중으로 뜨면서 극적인 승부차기 승리를 확정했다.

한국은 오는 12일 새벽 3시30분 루블린에서 미국을 2-1로 꺾은 에콰도르와 결승행 티켓을 놓고 다툰다. 한국은 에콰도르를 꺾을 시 사상 첫 피파(FIFA) 주관 남자 대회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다.

한국은 최전방에 2경기 연속 헤더골을 넣은 오세훈을 필두로 전세진(수원)과 이강인을 좌우 측면에 배치한 공격 삼각편대로 3-4-3 포메이션을짜 세네갈을 골문을 노렸다. 이에 세네갈 4-4-2로 맞섰다.

세네갈은 피지컬과 속도를 앞세워 한국을 괴롭혔다. 한국은 경기내내 세네갈에 고전했고 결국 전반 37분 혼전 상황에서 카벵 디아뉴에게 슈팅을 허용하며 실점했다. 하지만 한국은 행운의 페널티킥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정호진(고려대)이 슈팅할 때 이지솔(대전)이 상대 선수에게 등을 떠밀려 넘어진 게 확인되면서 VAR을 거쳐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막내 이강인은 침착하게 왼쪽 구석을 꿰뚫었다. 골키퍼 디알리 은디아예가 방향을 예측하고 몸을 던졌지만 공은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31분 이재익(강원)이 위험지역에서 유수프 바지의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하면서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더 허용했다.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마지막 찬스 이강인의 왼발이 빛을 발했다. 후반 추가시간 8분 코너킥을 얻은 한국은 키커 이강인이 정교하게 킥을 찼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중앙수비수 이지솔이 끊어먹는 헤더로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이지솔은 페널티킥 유도에 이어 동점골까지 넣어 벼랑끝에서 한국을 구해냈다. 이강인은 페널티킥 골에 이어 동점골까지 어시시트 했다. 세네갈은 경기 종료 직전 주전 공격수를 두명을 교체시킨 탓에 연장초반 한국에 주도권을 내줬다. 이강인의 왼발은 다시 한번 빛났다.

이강인은 연장 전반 6분 역습 상황에서 틈을 놓치지 않고 수비수 사이를 통과하는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러줬다. ‘슈팅몬스터’ 조영욱이 이를 놓치지 않고 문전으로 쇄도하며 대포알 같은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마지막 1분이 아쉬웠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 1분 아마두 시스가 극적 동점골을 터뜨렸고, 양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한국은 1번 키거로 나선 광주 금호고 출신 김정민(리퍼링)과 조영욱이 잇따라 실축하며 2-0으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3번 키커 엄원상(광주), 최준(연세대)이 잇따라 골망을 흔들고 상대 키커들의 실축 속에 2-2 상황에서 오세훈이 마지막 키커로 나섰다. 오세훈이 오른발로 강하게 찬 공이 상대 골키퍼에 읽혀 막혔지만 주심은 골키퍼가 슈팅 전에 골라인을 벗어났다 판단했다. 심판은 VAR판독결과 키퍼가 먼저 움직였다며 오세훈에게 재차 슈팅을 선언했다. 안도한 오세훈은 골키퍼 정면으로 차 넣으며 3-2로 뒤집었다.

세네갈의 마지막 키커 은디아예의 슈팅이 허무하게 크로스바 위로 뜨면서 한국의 36년 만에 4강 진출이 확정됐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