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8대 대도시 가운데 광주가 도소매·숙박음식업 등 생활밀접업종의 과밀화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업종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절반 이상은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당경쟁에 따른 후유증인 셈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이 9일 내놓은 ‘전국 소상공인 과밀화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지역별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국 90% 이상 시·군·구에서 이들 업종의 평균 영업이익이 동일 업종 근로자 평균 임금보다 낮아 과밀화 상태였다.

소상공인 업체의 영업이익이 동일 업종 근로자 임금보다 낮은 경우 과밀 상태로 규정한다. 이들 업종 중 도·소매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근로자 평균 임금보다 적은 업체는 전체의 75.6%에 달했다. 광주는 이보다 높은 77.5%로, 서울을 비롯한 8대 대도시 중 과밀 수준이 가장 높았다. 심지어 2곳 중 1곳(51%)은 최저생계비 미만으로 과밀정도가 심각했다.

전남은 80.7%를 기록, 강원(81.1%)·전북(80.9%)에 과밀화 수준이 전국에서 세번째로 높았다.

이 같은 과밀화 원인은 산업기반 취약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역 인구 감소에 따른 수요 부족과 신산업 미흡에 의한 산업기반 약화로 지역주민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생활밀접업종인 도·소매업으로 꾸준히 진출하게 됨으로써 과밀화가 됐다는 것이다.

숙박음식업의 경우 근로자 평균 임금보다 영업이익이 적은 광주·전남지역 업체는 각각 71.5%, 71.7%였다. 도소매업보다는 상대적으로 과밀화 정도가 덜했지만, 영세성은 더 심했다. 광주·전남지역 숙박음식업 사업체당 평균 영업이익은 1760만 원 선이었고, 이들 업체 60% 이상은 최저생계비보다 낮은 소득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밀화는 필연적으로 과당경쟁을 불러 소득을 낮추는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 1㎢당 소상공인 수를 나타내는 소상공인 밀집도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광주의 경우 2000년 138.9명에서 2005년 149.9명, 2010년 164.1명, 2015년 181.3명으로 15년 사이에 42.3명이나 증가했다. 비슷한 밀집도를 보였던 대전은 같은 기간 130.6명에서 166.1명으로 35.5명 늘었으며, 인천은 22.8명, 대구는 21.1명, 부산은 9.2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중소기업연구원은 “소상공인 과밀 해소를 위해 지역상권 회복과 지역산업 기반 육성으로 이들 업종 소상공인들의 퇴로 유도와 다른 직업으로 창업 등 지자체별 폐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1년단위 전국 과밀지도 작성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소상공인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