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제39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대구와 광주의 상생을 도모하는 ‘달빛동맹’의 의미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은 ‘달빛동맹’을 맺었고 정의와 민주주의로 결속했다”며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용서와 화해의 길”이라고 밝혔다.

“대구와 광주는 역사 왜곡과 분열의 정치를 반대하고 연대와 상생 협력을 실천하고 있다.” “달빛동맹의 정신을 통해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 문 대통령의 말을 들으며 연대와 상생, 용서와 화해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 본다. 그러나 작금의 정치 현실은 아무래도 국민 통합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오히려 분열과 갈등이 끊임없이 지속되는 가운데 막말만 난무하고 있다. 너도나도 자극적인 말을 통해 지지층 결집을 노린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를 ‘좌파 독재’라고 비난하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도둑놈들한테 국회를 맡길 수 있겠냐”고 화답(?)했다. ‘뜻을 잘 모르고 쓴 말’이라며 즉각 사과하기는 했지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은어(‘달창’:달빛창녀단)를 사용해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황교안 대표가 국회에서 5·18 특별법을 다루지 않고 다시 광주에 가려 한다며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했으며 김현아 한국당 의원은 문 대통령을 겨냥해 ‘한센병’을 언급했다가 사과했다.

자고 나면 정치권의 험한 말들을 들어야만 하는 우리는 대통령이 언급한 ‘연대와 상생으로 가야 할 화해의 길’이 이리도 요원한 것인지 답답할 따름이다. 험하고 거친 막말은 갈등과 증오를 증폭시키며 분열의 사회를 만들 뿐이다. 따라서 막말로 승부를 보려는 정당과 정치인에 대해서는 절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가 다음 선거에서 엄중하게 심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