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학교 친일잔재 수두룩…115건 확인
전남교육청 1차 조사…친일파 공덕비·교가 등 여전히 존치
광주교육청도 8월까지 조사 마치고 11월 청산작업 마무리
2019년 05월 21일(화) 00:00
전남지역 학교 곳곳에 친일잔재가 수두룩 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태스크포스(TF) 1차 조사 결과 전남지역 내 각급 학교에서 친일잔재로 보이는 대상물 115건이 확인됐다.

함평의 한 고등학교는 교내에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인물의 공덕비가 세워져 있었고, 여수의 한 초등학교 역시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인물의 공덕비가 교문 바로 앞에 존재하고 있었다.

또 목포의 한 중학교에는 황국신민 서사가 새겨져 있던 비석의 내용을 지운 뒤 그 위에 교훈을 새겨 넣어 교훈탑으로 재사용한 일제시대 양식의 석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처럼 일제 충혼탑과 공덕비 등을 모방한 석물(石物)이 존치되고 있는 학교가 33곳에 달했다.

친일음악가가 작곡한 교가를 부르고 있는 학교도 계정식(1교), 김동진(3교), 김성태(11교), 현제명(3교) 등 18곳이었다. 64개 학교생활 규정에는 ‘불량’, ‘불온’, ‘백지동맹’, ‘선동’, ‘불법집회’, ‘동맹휴학’ 등 일제식 용어와 생활규정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그 의미를 기리고 역사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 내 친일잔재를 청산하기로 하고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역사 전공 대학교수, 역사·음악 교원, 민족문제연구소 등 전문가 그룹으로 TF를 구성해 지난달 8일부터 23일까지 1차 조사를 벌였다.

도교육청은 교문 앞 공덕비처럼 학교 인근 등 교외에 존치된 친일잔재가 더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신고센터도 운영할 방침이다.

기념비나 시설 등을 비롯한 교가와 교기, 교목 등 학교상징물에 남아 있는 친일잔재를 추가로 파악한 뒤 현장점검을 거쳐 본격적인 청산 작업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석물과 시설 등은 박물관 등으로 이관하거나 존치시켜 비극적 역사의 현장을 보고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다크투어리즘’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친일음악가가 작곡한 교가 교체를 원하는 학교에는 교가 교체 비용을 지원한다.

광주시교육청도 1차 추경을 통해 교내 친일잔재 청산사업비 8200만원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친일잔재 조사에 들어갔다. 오는 8월 15일 광복절 이전 조사를 마치고 11월 청산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다.

앞서 지난 12일 학교법인 만대학원 산하 광주 광덕중·고는 친일음악가가 작곡한 교가를 교체했고, 광주제일고도 교가를 바꾸기 위한 실무작업에 돌입하는 등 광주·전남지역 교육현장에서 친일잔재를 청산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백귀덕 전남도교육청 장학사는 “올해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친일잔재를 청산해 아이들이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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