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이라면 누구나 외지에서 손님이 찾아왔을 때 ‘어떤 음식을 대접해야 할지?’ 한 번쯤 고민을 해 봤을 것이다. ‘맛의 고장’이라지만 정작 실제 내세울 만한 광주 음식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데 오래전 서울에서 온 지인이 광주 음식 가운데 ‘상추 튀김’을 첫손에 꼽아 놀란 적이 있다.

광주시가 그제 광주 대표음식 선정위원회를 열고 7개 대표음식을 선정했다. 앞서 시는 공모전을 통해 9개 광주 대표음식을 고른 후 100인 토론회를 거쳐 3개 부문(상징성·차별성·대중성) 음식을 최종 확정했다.

이런 절차를 거쳐 한정식과 오리탕, 주먹밥, 상추튀김, 육전, 무등산 보리밥, 송정리 떡갈비 등 7개 대표음식이 선정된 것이다. 시는 이 가운데 주먹밥은 ‘상징성’을, 상추튀김은 ‘차별성’을, 무등산 보리밥은 ‘대중성’을 대표하는 부문별 음식으로 뽑았다.

이들 음식에는 광주의 지나온 역사와 문화, 광주인의 삶과 생활상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특히 주먹밥은 외부와 단절된 5·18항쟁 기간의 ‘대동세상’을 상징한다. 상추튀김은 광주에서 시작된 재미난 스토리텔링을 갖고 있다. 보리밥 역시 어려웠던 시절의 음식 문화를 한눈에 보여 주는 음식으로 지역의 소중한 자산이 됐다.

맛있는 음식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끄는 요소라는 점에서, 광주 7개 대표음식은 선정 이후가 더욱 중요하다. 먼저 대표음식으로서 브랜드화가 되어야 한다. 또한 대표음식 상품화를 위한 조리법을 개발해 표준화 및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는 시책만으로 완성할 수는 없는 일이다. ‘맛의 고장’답게 식당 운영자들의 ‘엄마의 손맛’같은 정성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앞으로 광주 음식을 찾는 관광객이 더욱 많아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