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한빛원전…무더기 소방법 위반
잇단 화재 특별점검 96건 적발
관리 허술 1발전소 소장 입건
지난해 49건 적발…개선 안돼
매뉴얼 바꾸고도 늑장신고 여전
2019년 04월 25일(목) 00:00
지난 1년간 5차례 이상 불이 났던 영광 한빛원전에 대한 특별소방 점검에서 90건 이상의 위법 사항이 적발됐다.

지난해 8월 발전소 자재창고 화재 늑장 신고 등으로 인한 소방점검에서 소방관련법 위반 사항 49건이 적발됐는데도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이번 점검에서는 한빛원전 1·2호기를 관장하는 1발전소 소장이 화재 위험물질(윤활유)을 허술하게 관리한 혐의로 소방당국에 의해 입건, 검찰에 넘겨지기도 했다.

한빛원전 측은 또한 ‘작은 불에는 매뉴얼상 자체 소방대를 운용한다’며 화재 발생시 늑장신고했던 기존 방침을 ‘즉시 신고’로 변경하고, 신고의무를 규정한 소방기본법을 준수하겠다고 지난해 10월 소방당국에 밝혔으나 올 3월 발생한 화재에서 또다시 불이 나고 37분이 지나 늑장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영광소방서는 지난달 18일부터 5일간 한국수력원자력 한빛원자력본부에 대해 소방특별안전점검을 벌였다.

특별소방점검은 원전이라는 위험시설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고 있어 강도 높은 점검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는 시민사회 목소리와 전남도의회 촉구에 따른 것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관할인 원자로건물은 점검에서 제외됐다.

점검 결과 소방관련법 위반 사항 27건, 건축관련법 26건, 전기관련법 18건, 위험물관련법 25건 등 96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행정본부 건물에서 37건, 1발전소 18건, 2발전소 9건, 3발전소에서는 32건의 위법사항이 발견됐다.

1발전소에서는 위험물관리법에서 위험물질로 규정한 윤활유의 지정된 양을 초과해 보관한 사실이 적발됐고, 소방서는 그 책임을 물어 1발전소 소장 A씨를 입건, 검찰에 송치했다.

1, 2발전소 통합자재창고 방화셔터 비상탈출구에 선반을 설치, 화재 등 비상시 탈출 및 정상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준 사실도 드러났다. 협력사 사무실 계단 방화문 자동폐쇄 장치 불량 사실도 적발됐다.

소방점검 과정에서 한빛원전 측이 화재시 지체 없는 신고 의무를 규정한 소방기본법을 수시로 어겼고,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뒤에도 관행을 버리지 못한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소방당국의 문제제기에 따라 원전측은 ‘원자력안전위원회 승인을 거쳐 전국의 모든 원전에서 화재 발생시 지체 없이 신고하기로 매뉴얼을 바꿨다’고 영광소방에 밝혔으나, 올 3월 9일 새벽 2시20분께 한빛 1호기 격납건물(콘크리트 돔 모형) 내부 원자로 냉각재 배관 보온재에서 불이 났는데도 이전처럼 37분이 지나 당국에 늑장신고한 것이다. 이와 관련, 영광소방서 관계자는 “화재 신고 의무를 위반해도 벌칙조항이 없어 마땅히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입장이다.

전남도의회 장세일 한빛원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한빛원전은 전남·북지역 전력수요 58%를 차지하는 국가기간시설이자 단 한 번의 중대사고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일종의 위험시설”이라며 “잇단 화재와 고장사건으로 지역민 우려가 큰 만큼 원전 운영사 측은 화재 신고는 물론 안전관리에 한 치의 소홀함이 있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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