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점심 무렵 무등산에서 불과 350m 떨어진 북구 청풍동 대나무 밭에서 불이 났다. 이날 불은 무등산과 인근 마을까지 번질 우려가 있었으나 광주소방본부 등이 헬기 1대와 소방차 15대 등을 긴급 투입함으로써 대형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화재 발생 당시 무등산 일대에는 초속 3.4m의 약한 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여느 때처럼 강했다면 이달 초 강원도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에 버금가는 대형 화재가 발생할 수 도 있었다. 실제로 강원도 산불은 초속 20~30m 안팎의 강풍 때문에 초대형 산불로 확산돼 많은 피해를 냈다.

무등산은 국립 공원이다. 후손에 길이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따라서 입산객뿐만 아니라 무등산과 맞닿아 있는 자연 마을 거주 주민들도 각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소방 당국은 엊그제 청풍동에서 발생한 화재 역시 인근 밭의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불씨가 옮겨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무등산 주변 자연 마을에서는 쓰레기 등을 불법 소각하는 행위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는 단속 권한이 없다고 한다. 국립 공원 안에 있는 마을의 경우 단속이 가능하지만 밖에 있는 마을은 계도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마냥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이재창 무등산 보호단체협의회 본부장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무등산은 도심 공원이기 때문에 광주시와 국립 공원이 협업체를 만들어 화재 예방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불은 대부분 주민이나 입산자들의 부주의에서 비롯된 인재다. 산불은 또한 무엇보다도 ‘예방이 최선’이라는 사실은 두 말 할 나위 없다. 산불이 나면 주민들의 재산과 생명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다시 숲을 조성하기까지 20~30년이 걸린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