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분들이 과분한 선물을 주신 것 같아요. 꾸준히 인재를 육성하고 나눔을 실천하겠습니다.”

최근 완도 금일읍 완도금일수협 광장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금일 동백리 출신 유귀석(80) 유성장학복지재단 이사장의 공적비 제막식과 읍지역 주민민 위안 잔치가 열린 것이다. 주민들이 생존인물의 공적비를 세우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공적비는 금일 읍내에 세워졌다.

제막 행사에는 유귀석 이사장, 부인 서정애씨, 최광윤 금일읍장, 김미남 완도농협장, 서광재 완도금일수협장, 임규성 추진위원장, 정민섭 완도군노인회장, 정송남 전 재경서울향우회장, 조재덕 재경 금일향우회장, 한정부 재경 완도군향우임원, 전일성 금일읍번영회장, 천경영 이장단장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유귀석 이사장

유 이사장의 공적비는 고향 주민들의 염원이 모여 세워졌다. 금일읍 주민은 40여년 동안 장학사업과 노인복지 사업 등을 펼쳐온 유 이사장을 기리기 위해 추진위원회를 꾸렸다고 한다. 마을 주민에게는 긍지를 심어주고 후손들에게 본보기로 삼자는 뜻도 깃들어 있다. 추진위 활동을 바탕으로 금일번영회, 이장단 부녀회, 동백마을 주민 개인 등이 모두 3000여만원을 모아 공적비를 세웠다.

주민들은 “유 이사장의 나누는 삶에 공감한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사업이 결실을 보게됐다”고 말했다.

완도 토박이로 금일도에서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유 이사장은 전형적인 자수성가형이다. 유 이사장은 사업 기반을 잡자마자 이웃들에게 눈을 돌렸다. 지난 1982년 7월 24일 1100만원으로 장학회를 설립한 후 장학사업과 소외이웃을 돌보는 데 5억여원을 내놓았다. 장학금 수혜자를 비롯해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받은 이는 줄잡아 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장학금과 사회사업 재원을 저축으로 마련했다. 큰 돈을 선뜻 내놓을 수 있지만, 뜻깊은 나눔을 위해 검약을 설천해 재원을 마련했다.

유 이사장은 매년 겨울 불우한 어르신들에게 속옷 등을 전달하고 완도군 장보고장학회에도 4년 동안 500만원씩 2000만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완도군행복복지재단에도 그동안 2000만원을 전달하는 등 지역 사회 곳곳에 나눔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그의 나누는 삶은 개인사와 관련 깊다. 일제 강점기와 6·25 한국전쟁 등으로 선조들이 고향을 지키며 어렵게 살아오면서도 후손들이 가난 때문에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채 좌절하는 것을 지켜봐왔기 때문이다.

유 이사장은 “과도기에 태어나 가난을 숙명처럼 받아야 했지만 자식 후손들은 글로벌 시대에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뒷받침 하기 위해 인재 육성 장학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의 남다른 고향사랑은 그동안 금일새마을지도자 협의회장, 로타리클럽회장, 금일읍번영회장, 완도군수협임원, 완도군의회의원, 완도군의회의장 직을 역임한 것으로도 가늠할 수 있다. 주민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해 완도군민의상을 수상했고 한국언론인협회 산업대상을 받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고향 주민들이 뜻을 모아 공적비를 세워주니 감회가 남다르다.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꾸준히 이웃과 더불어 살라는 격려로 알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완도=정은조기자 · 전남주재총괄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