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기업 금호 색동날개 접다
그룹 핵심 계열사 아시아나항공 매각 … 수정 자구안 확정
채권단에 요청 5000억 규모 유동성 자금 공급 가능성 커져
2019년 04월 16일(화) 00:00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핵심 계열사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설립 31년만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떠나 새 주인을 맞게 된다.

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의결했다.채권단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6868만8063주)를 매각하기로 한다는 수정 자구안을 확정한 것이다.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로, 현재 시장 가격으로 약 3000억원에 해당한다.

이날 이사회 결정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매각 주간사 선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매각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고심해왔다”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것이 그룹과 아시아나항공 모두에게 시장의 신뢰를 확실하게 회복하는 것이라 여겼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미래 발전과 아시아나항공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생각해 매각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전 회장과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이날 오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전달했으며, 곧바로 매각 방안을 담은 수정 자구계획을 냈다.

산은은 금호아시아나 측이 제시한 수정 자구계획 검토를 위해 채권단 회의를 열었다.금호아시아나그룹에 채권단에 요청한 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장 오는 25일 만기가 돌아오는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는 등 유동성 위기에 몰려 있다.

아시아나 총 차입금은 작년 말 기준 3조4400억원이고, 이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1조3200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의 통 매각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44.17%), 아시아나IDT(76.25%),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100%), 에어서울(100%)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금호산업이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내놓으면서 계열사들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매각할 가능성이 커 전체 매각가격은 1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아시아나항공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되면서 SK그룹, 한화그룹, CJ그룹, 애경그룹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소식을 접한 광주·전남 지역민과 경제계는 충격에 빠졌다. 지역 대표 기업 중 한 곳이 사라졌다는 정신적 박탈감이 컸다.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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