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을 웃게 하는 KIA 타이거즈 미래들의 질주. 이번에는 투수 김기훈의 차례다.

‘명예회복’을 노리는 KIA는 올 시즌 세대교체라는 숙제까지 동시에 풀어가야 한다. 시즌 초반 KIA는 자의 반 타의 반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타선의 주축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대거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최원준을 중심으로 류승현, 박찬호, 이창진 등이 선발 라인업에서 경쟁력 어필 무대를 갖고 있다.

경험 부족에 따른 실수라는 ‘기회비용’이 들고 있지만 소득은 있다.

김주찬, 김선빈, 나지완, 해즐베이커가 동시에 빠졌던 5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잇몸 야구’로 승리를 만들었던 젊은 야수진은 지난 10일에는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시즌 첫 끝내기 승을 합작했다.

이날 클린업 트리오로 나선 안치홍-최형우-이명기가 단 하나의 안타도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톱타자 최원준이 3안타와 공격적인 주루를 선보이며 연장 10회말 2-1 승리를 이끌었다.

초반 부진 속에서도 승리를 향한 신예 선수들의 열정은 빛난다.

11일 NC와의 경기에 앞서 김기태 감독도 “어린 선수들이 이기려고 하는 마음이 좋더라. 실수는 있었지만 중요한 순간에 선수들이 잘해줬다”며 신예 야수진에 박수를 보냈다.

1988년생 양현종이 최고참인 마운드에도 신예 선수들의 바람이 거세다.

마무리 자리를 꿰찬 김윤동이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켜주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일 키움전에서 피홈런과 함께 3실점을 하면서 ‘0’의 행진을 멈췄던 고졸 2년 차 하준영이 10일 경기에서는 다시 위력적인 모습을 발하며 시즌 2승에 성공했다.

신예 선수들의 활약 바통을 김기훈이 이어 받는다. 김기훈은 오는 13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SK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세 번째 선발 등판을 소화한다.

3월 28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렀던 김기훈은 지난 3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두 번째 선발 경기에 나섰다.

승 없이 1패만 기록하고 있지만 두 경기에서 11이닝을 소화해줬고, 시즌 전 우려를 샀던 사사구도 4개로 묶었다. 특히 한화전에서는 5이닝 2실점을 하며 선발승을 눈앞에 두기도 했었다. 불펜진의 난조로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박수받은 선발 데뷔전이었다.

김기훈은 두 번의 우천 취소로 선발 등판이 한 차례 미뤄지면서 10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원래는 주중 NC전 등판이 예정됐었던 만큼 김기훈은 내심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 양의지와의 승부를 기대했었다.

김기훈은 “양의지 선배님을 가장 상대해보고 싶다. 워낙 좋은 포수니까 노림수가 좋으실 것 같다”며 양의지와의 대결을 기다렸다. 하지만 비로 NC전 등판이 불발된 김기훈은 문학으로 가서 ‘끝내기 명수’가 된 SK 타자들을 상대하게 됐다.

김기훈은 “좋은 타자들이 많아서 이번 등판이 기대된다”며 “앞선 등판을 생각하면 실투가 아쉽다. 위기 상황에서 실투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카운트 싸움에서도 유리하게 끌고 가야 한다. 내 볼을 던지자는 생각이다. 후회 없이 자신 있게 내 볼을 던지는 게 이번 등판의 목표다”고 언급했다.

고졸 신인 김기훈이 ‘젊은 KIA’의 또 다른 바람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