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업이 지지부진하다. 5·18 전국화에 적극 나서야하는데도 아직까지 사적지 지정 작업을 비롯한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모양새다.

◇“5월 전에 전남 5·18 사적지 1호 지정한다더니…”=7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우승희(영암 1·민주) 의원은 지난 5일 열린 제 330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진척없는 ‘옛 전남도청 현판 활용사업’, ‘전남 제 1호 사적지 지정’ 문제를 따졌다. ‘전남 제 1호 사적지 지정사업’의 경우 지난해 11월 ‘5·18 기념사업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마무리하고도 기본계획을 수립하지 못하면서 여태껏 후속 조치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우 의원 주장이다.

우 의원은 용역을 통해 나주시 옛 금성파출소 무기고, 목포역 광장, 화순 너릿재 터널 등 전남지역 87곳이 5·18 민주화운동의 사적지 가치를 지닌 곳으로 파악했지만 기본계획 미수립에 따라 여태껏 사적지 지정 기준도 명확하게 확정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올해 5·18 39주년 기념일 전, 전남지역의 5·18 민주화운동 1호 사적지 지정은 사실상 힘들게 됐다.

우 의원은 “전남도는 지난해 용역을 추진한 결과에 따라 올해 기념일 전에 전남 5·18 사적지 1호를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5·18에 대한 전남도 업무가 소홀했던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옛 도청현판 활용해 전시공간 만든다더니…”=전남도가 공공기록물로 관리중인 5·18 당시 전남도청 현판을 활용한 기념사업도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옛 전남도청 현판은 지난 1980년 5·18 당시 전남도청(광주 동구 금남로) 정문에 부착됐다가 2005년 10월 도청이 전남 무안으로 옮길 당시 떼어졌다. 현판은 지난 2017년 7월 국립과학수사과학원으로부터 ‘현판 함몰 흔적 7개 중 하나는 M1 카빈소총이나 권총탄과의 충격으로 생겼을 수 있다’는 감정 결과를 받았다

전남도는 이같은 점을 감안, 지난해 말 3억100만원을 들여 가상현실·증강현실 등을 기반으로 하는 컨텐츠를 활용, 5·18 당시 옛 전남도청 모습을 재현하는 형태의 전시공간을 조성해 ‘옛 전남도청 현판’을 전시하겠다며 관련 예산을 올렸지만 전남도의회에서 삭감되는 바람에 관련 논의를 중단했다.

전남도는 애초 도청 윤선도홀에 3차원 홀로그램 영상을 이용한 상설 전시공간을 세우는 방향을 검토했었다.

5·18 민주화운동은 광주 뿐 아니라 전남도 함께 했음에도 자체적 기념사업조차 추진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5·18에 대한 관심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도 관계자는 “상반기까지 기념사업 종합계획을 수립한 뒤 이를 토대로 전남도 차원의 5·18 기념·교육·학술 사업 등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40주년인 내년부터 본격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