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퍼포먼스프로젝트 GPP’ 국적 달라도 무대 열정은 하나
10년째 활동중인 외국인 단체
회원 100명…셰익스피어 연극·뮤지컬·합창 등 무대
자선 공연 준비 한창… 내달 20일 황금동 57파티타운
2019년 03월 22일(금) 00:00

외국인 공연단체 광주퍼포먼스프로젝트(GPP)는 다음 달 20일 자선 공연 ‘볼룸 블리츠’를 연다. ⓒBen Robins

“원, 투, 쓰리, 포!”

지난 17일 오후 찾은 동구 금남로3가 광주국제교류센터 1층 다목적실에서는 수십 명의 외국인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춤과 노래를 연습하고 있었다. 매주 일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간 동안 연습을 하는 이들은 광주지역 외국인 아마추어 공연단체 ‘광주퍼포먼스프로젝트’(GPP) 단원들로 100명 가까이 활동하고 있다. 피부색과 국적은 각기 다르지만 무대를 향한 열정은 매한가지다.

GPP는 석 달 전부터 다음 달 20일 열리는 공연 ‘볼룸 블리츠’(Ballroom Blitz) 준비를 하고 있다.

GPP는 희곡 작가인 박범조씨와 그의 친구 트레비스 메이저가 뜻을 모아 지난 2010년 결성했다. 친목모임에 그치지 않고 워크숍·이론수업을 통해 연극·뮤지컬·합창 등 여러 장르의 공연예술과 무대 미술·분장 등을 함께 공부하고 있다.

GPP는 2011년 연극 ‘라팽 아질의 피카소’를 무대에 올리며 첫 공연을 펼쳤다. 2015년에는 첫번째 뮤지컬 ‘지난 5년’을 선보였다.

또 같은 해부터 영국이 낳은 세계 최고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2년에 한 번씩 상연하고 있다. ‘한 여름 밤의 꿈’을 시작으로 지난 2017년에는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올해 하반기에는 ‘겨울 이야기’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사랑한 단원들은 2014년 부산에서 외국인에 의해 열린 셰익스피어 희곡 축제에 참가했고 이듬해 울산에서 열린 ‘빅데이 사우스’ 축제에서 직접 공연하기도 했다.

ⓒBen Robins
셰익스피어를 제외하고 대부분 작품은 단원들이 직접 극본을 쓴다. 2012년부터 GPP는 10분짜리 창작 단편연극을 선보이는 경연대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 17명이 출품한 18개의 작품 중에서는 레이첼 세인트 존(38)의 ‘No Jane to Comfort Me’가 최고 극본상의 영예를 안았다.

GPP의 창립 때부터 활동해 온 레이첼은 극작을 하며 연기 지도도 맡고 있다. 그는 올해 GPP 회장으로 뽑힌 5대 회장 데이브 세인트 존(47)의 아내이다.

“목포를 거쳐 광주에서 살아온 지 12년 됐어요. 그동안 남편 데이브를 만났고 중학교에 다니는 사랑스러운 아들도 생겼어요. 미국에서 살던 일곱살 때부터 연기를 배웠고 ‘셰익스피어 컴퍼니’에 다니며 연극인의 꿈을 키웠지만 여러 사정으로 난관이 많았죠. 한국에서 뜻 맞는 동료들과 공연활동을 계속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GPP에는 최근 새식구가 생겼다. 지난 1월 이틀에 걸쳐 광주국제교류센터에서 연 오디션을 통해 35명을 맞이했다. 신입 단원들은 각자 연출·극작·연기 등 역할을 나눠 갖게 됐다. GPP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현재 한국인 20여 명도 참여해 공연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

“GPP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영어를 잘해야 하거나 공연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무대를 함께 만들려는 열정과 의지 뿐입니다. GPP의 열혈 활동가 중 한 명인 한국인 중학생은 스스로 나서서 객석 안내와 같은 궂은 일을 도맡고 있답니다.”

4월20일 오후 8시 동구 황금동 57파티타운에서 열리는 공연은 GPP가 올해 5번째로 마련한 연례 공연의 하나로, 춤과 노래가 곁들여진 4가지의 쇼가 진행될 예정이다. 입장료를 포함한 수익금은 지난 2014년 광주에서 생을 마감한 캐나다인 마이클 심닝의 뜻을 이어받아 케냐의 Ndwara 도서관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입장료 2만5000원. 문의 gpptickets@gmail.com.

/백희준 기자 b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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