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지역에 케이블카 열풍이 불고 있다. 자치단체들이 관광객 유치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명목으로 너도나도 설치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전남에는 여수 자산공원과 돌산공원을 잇는 해상 케이블카를 비롯해 모두 다섯 곳에서 케이블카를 운영 중이다. 5월 초에는 목포 유달산과 고하도를 잇는 국내 최장 케이블카가 준공되고, 12월에는 해남과 진도 사이 올돌목에도 해상 케이블카가 개통될 예정이다.

해상 케이블카 열풍은 대박을 터뜨린 여수에서 먼저 불을 지폈다. 여수 해상 케이블카는 2014년 말 개통 이후 국내 최초라는 경쟁력으로 연간 200만 명 가량의 탑승객을 유치하고 있다. 여수 해상 케이블카의 성공에는 여수 엑스포를 기점으로 도로와 KTX 등 SOC 확충에 ‘여수 밤바다’ 인기가 더해진 덕분이다. 관광객이 한때 연간 15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급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 역시 돌산에서 경도를 잇는 해상 케이블카를 추진 중이다.

케이블카 열풍은 바다뿐만 아니라 산자락에도 휘몰아치고 있다. 구례군이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기 위해 지난 4일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서명 운동에 들어갔고 담양군도 추월산과 금성산을 연결하는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게 될 케이블카가 환경 훼손 논란을 떠나 수익성을 낼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22개 케이블카 가운데 흑자를 내는 곳은 여수를 비롯해 불과 네 곳밖에 없다. 통영·사천·설악산 등 전국이 앞다퉈 케이블카 설치에 나서는 점도 전남 지역 케이블카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출혈 경쟁이 자칫 자치단체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이제부터라도 케이블카 설치를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모노레일로 케이블카와 성격이 비슷한 순천만 스카이큐브가 막대한 적자 끝에 가동을 중지하기로 한 사례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