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에 ‘케이블카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이 지역에 산과 바다 등이 어우러진 관광명소가 많아 단기간에 케이블카 건설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급호텔과 리조트 등 관광지가 제대로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케이블카를 통해 지역의 자연환경을 매력적인 관광지로 개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 지자체들이 앞다퉈 케이블카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국내 지자체들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고, 졸속 추진에 따른 환경 훼손 우려도 낳고 있다.

◇‘황금알 케이블카’ 열풍=한 해 최고 관광객 1500만명(2017년 기준)을 유치하고 있는 여수는 케이블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이후 고속철도 등 여수로 오는 교통편이 크게 나아졌고, 젊은 층 사이에 시작된 ‘여수 밤바다’ 열풍마저 불면서 여수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여수세계박람회장 인근에 설치된 해상케이블카는 개장 초기부터 인기를 끌었고, 주말이면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찾아든 차량으로 인근 도로는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여수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관광지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 최초·아시아 네 번째로 해상에 도입된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연간 탑승객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관광 활성화의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전국 앞다퉈 케이블카 설치=‘케이블카 열풍’은 비단 광주전남의 일만은 아니다. 강원도 지역은 최근 설악산오색케이블카 추진위원회를 꾸렸고, 통영·밀양에 이어 사천·거제·창원에서도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통영시는 한반도 6개 섬을 연결하는 국내 최장 23㎞ 해상케이블카를 추진하는 등 현재 경남에만 3개의 케이블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천의 바다케이블카는 오는 3월 개통을 앞두고 있는데 2015년 12월 착공해 600억원(도비 40억원)을 투입했다. 거제에서는 총사업비 420억원을 투입한 학동케이블카 사업이 추진 중이다. 이 밖에도 창원 진해에서도진해구민회관 체육관~하늘마루~장복산 정상 부근까지 1.64㎞ 구간을 자동순환식 곤돌라로 연결하는 진해 벚꽃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

◇환경단체 반대=문제는 모든 케이블카 사업이 성공한 것이 아니고 환경단체 등의 반대도 크다는 점이다.

앞서 남해군이 지난 1992년 세원 확충과 관광개발을 위한 경영수익사업으로 추진했던 금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이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또 광주지역에서 추진됐던 무등산 케이블카와 지리산케이블카 설치 등도 지역 환경단체 등의 극심한 반대를 불러오고 있다.

케이블카의 관광 효과도 생각보다 적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5년 기준 전국 관광용 케이블카 22곳 중 흑자를 내는 곳은 통영과 서울 남산, 강원 설악산 권금성, 여수 등 4곳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지역 한 여행사 대표는 “중국관광객 등이 해상 케이블카를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케이블카가 만능이 아니고 지역 관광 여건과 잘 조화를 이뤄야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최근에는 너무 많은 케이블카가 건설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고 지적했다.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