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고졸 루키’ 김기훈이 숙제와 희망을 동시에 보여줬다.

김기훈이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4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3-4로 지면서 김기훈이 패전투수가 됐다.

이번 시범경기 들어 김기훈의 두 번째 등판이었다. 김기훈은 지난 15일 KT 위즈와의 홈경기를 통해 시범경기 첫 등판에 나섰다.

선발로 출격한 김기훈은 선두타자 황재균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은 뒤, 송민섭과 박경수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1회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9㎞를 찍었다.

하지만 KIA의 1회말 공격이 끝난 뒤 비가 내리면서 경기가 중단됐고, 우박까지 쏟아지면서 결국 경기는 우천 취소 됐다.

김기훈의 시범경기 첫 등판 기록도 비와 함께 ‘취소’됐다.

19일 경기를 통해 김기훈의 프로 첫 기록란에 4이닝 3피안타(1피홈런) 5볼넷 4탈삼진 3실점이 쓰였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 5볼넷이다. 앞선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에서도 김기훈이 가장 약점을 보였던 부분이다.

김기훈은 선두타자 이정후와의 승부에서부터 볼넷을 기록했다. 송성문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한 김기훈은 1사 1·2루에서 박병호에게 좌측 2루타를 맞으면서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 샌즈를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웠지만 임병욱에게 세 번째 볼넷을 내주면서 김기훈이 긴 1회를 보냈다.

2회도 볼넷으로 시작됐다. 희생번트에 이어 좌측 안타로 김기훈이 두 번째 점수를 내줬다.

3회 시작은 홈런이었다. 선두타자 김하성에게 좌중간 홈런을 허용한 김기훈은 박병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샌즈와의 승부가 볼넷으로 끝났다.

김기훈은 스프링캠프에서도 4경기에서 6.2이닝을 던지는 동안 12명의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제구 난조로 위기를 자초한 뒤, 장타를 허용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시범경기에서도 볼넷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3개의 볼넷이 나온 1회 투구수가 37개에 이르는 등 선발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볼넷이라는 과제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

다시 한번 볼넷 숙제를 확인하기는 했지만 김기훈은 자신의 힘도 유감없이 보여줬다. 3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김기훈은 4회에는 앞선 이닝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힘 있는 직구를 바탕으로 좌우 코너를 공략하면서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탈삼진 두 개도 보태면서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김기훈의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KIA는 20일 임기영을 선발로 해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