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곳곳에서 재개발이 추진되고, 단독주택의 주거 질이 갈수록 낮아지면서 빈집이 속출하고 있다.

아파트단지로 개발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어 단독주택 밀집지역 등 기존 노후 주거지에 대한 저층 및 중층 개발방안을 고안해 적용하는 등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작은 필지를 합쳐 중소 규모의 개발을 촉진하도록 제도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영세민, 서민이 대부분인 단독주택 소유주 및 임차인의 주거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원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말 기준 광주의 주택 수는 모두 60만6175호로 이 가운데 65.3%인 39만5976호가 아파트, 31.9%인 19만3267호가 단독주택이다. 나머지 2.8%(1만6932호)가 연립·다세대주택이다. 광주지역의 경우 매년 1만3000여 세대의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2000여 세대의 단독주택이 ‘멸실’되고 있으나 문제는 재개발 가능성이 희박한 곳이다.

현재 남아 있는 단독주택 중 대부분은 건축한 지 30년 이상된 노후 주택이며,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상당기간 그대로 방치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영세민, 서민의 주거의 질 하락, 범죄 및 재해 가능성, 도시 경관 부정적인 영향 등의 부작용이 불가피해 광주시와 지역전문가들이 바람직한 ‘저층 주거지 소규모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와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전기 및 상수도 1년 이상 미사용 주택 6254호를 빈집으로 추정하고, 시비 8억원을 들여 이에 대한 실태조사와 정비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하지만 관련 예산이 적고, 빈집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실질적인 대책을 세우기는 한계가 있다. 시가 지난 2008년부터 11년간 54억원을 들여 600동을 철거하고, 48억원을 들여 22동을 매입해 주차장 등으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매년 10억원 미만의 예산이 책정된다는 의미다.

통계청이 2017년 발표한 광주의 빈집은 시가 추정하는 수치의 5배인 3만3569호에 달하고 있다. 통계청은 주민등록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따라서 빈집은 시가 추정하고 있는 6254호를 크게 초과할 가능성도 높다.

임성기 광주도시재생연구소 소장은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한 저층주거지는 아직까지 광주의 역사는 물론 골목길, 공동체, 소점포 등의 문화가 남아 있는 곳”이라며 “아파트 단지 조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저층 주거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해야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