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는 지난해 ‘광주권 일자리박람회’를 열면서 지자체 최초로 인공지능 면접시스템을 도입했다. 광주시는 당시 “구직자들은 꿈꾸는 일자리를 찾고 기업들은 맞춤형 인재를 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 AI 기반 잡 매칭 시스템을 상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었다.

#. 광주시는 지난해 3만8446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애초 목표(2만8882개)에 견줘 30% 이상 늘어안 수치다. 광주시는 올해도 3만7491개의 단기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광주시가 지난해 추진했던 주요 일자리 대책의 성적표를 보면 좋은 일자리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2억1000만원 들여 30명 채용 알선했다는데…=광주시가 내놓은 ‘2018년 광주권 일자리 박람회’ 결과보고서는 실효성 없는 일자리박람회를 지속해야할 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지난해 10월 개최한 ‘일자리박람회’를 통해 채용된 인원은 30명이 전부다. 애초 기업들은 193명을 뽑겠다고 했지만 맞춤형 인재가 없다며 돌아서면서 15.5%만 채용됐다.

지난해만 그런 게 아니다. 지난 2017년 일자리박람회때는 631명을 뽑겠다는 기업들 계획과 달리, 96명만 채용하는데 그쳤다. 2016년 열린 두 차례 박람회에서도 189명(채용 목표 1784명)을 채용하는데 머물렀다.

일자리를 구하려는 구직자와 맞춤형 인재를 채용하려는 기업 간 ‘간극’을 좁히지 못한 셈이다.

지난해 지자체 최초로 ‘인공지능 면접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이같은 ‘미스매치’를 줄여보자는 취지가 반영됐다. 2017년 박람회(1억3200만원)보다 7000만원 많은 2억1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인공지능 면접시스템으로 채용된 인원은 고작 17명 뿐이었다. 박람회에서 면접을 본 1231명 중 AI 면접으로 원하는 기업 찾기에 나섰던 구직자가 595명인 점을 감안하면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것이다.

인공지능이 매칭한 기업 정보를 토대로 원하는 기업과 맞춤형 인재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던 광주시의 대대적 홍보와 달리, 지극히 일부만 원하는 기업을 찾은 셈이다.

광주시는 올해 계획한 6차례 일자리박람회에 ‘인공지능 면접시스템’을 활용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젊은이들은 꿈과 희망이 실현되는 일자리를 찾고, 기업들은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AI 기반 잡 매칭 시스템을 상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던 광주시 입장이 1년도 못돼 바뀐 것이다.

◇3만개 넘는 일자리 창출…왜 실업률은 치솟나=광주시가 공개한 ‘2018년 광주 일자리 목표 및 실적’도 질 좋은 일자리로 받아들이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주시는 지난해 단기 일자리 3만8446개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재정을 투입해 만든 직접 일자리(2만8616개)를 비롯, 직업훈련(850개), 고용서비스(7076개), 고용장려금(381개), 창업지원(1027개) 등으로 만든 일자리를 포함하면 애초 목표(2만8882개)보다 30% 이상 늘어났다는 게 광주시 설명이다.

하지만 세금을 투입해 늘렸던 단기 일자리다 보니 고용 정책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해 광주 실업률은 3.8%. 지난 2009년(3.8%)이후 9년 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전년과 증가폭을 비교하면 전국 7대 특·광역시 중 울산(1.1%포인트) 다음으로 컸다. 실업자도 3만명에 달했다. ‘질 나쁜 단기 일자리’ 대신, 고용 창출력이 큰 일자리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광주시는 올해도 8700억원을 투입해 3만7491개의 단기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