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클럽 성범죄·마약 유통…경찰 유착 정황 수차례 목격”
2019년 03월 20일(수) 00:00 가가
강남 클럽 잠입취재 소설 ‘메이드인 강남’ 펴낸 주원규 작가
광주일보 신춘문예 등단 목회자로 활동 중 사라지는 가출 청소년 찾아 클럽서 6개월 아르바이트
비열·악랄·쾌락의 ‘도가니’ 소설 속 살인사건 제외 마약·도촬·성매매는 ‘팩트’
‘욕망의 전차’ 멈출 수 있나 ‘악의 굴레’ 조장하는 세력 발본색원이 해결의 시발점
광주일보 신춘문예 등단 목회자로 활동 중 사라지는 가출 청소년 찾아 클럽서 6개월 아르바이트
비열·악랄·쾌락의 ‘도가니’ 소설 속 살인사건 제외 마약·도촬·성매매는 ‘팩트’
‘욕망의 전차’ 멈출 수 있나 ‘악의 굴레’ 조장하는 세력 발본색원이 해결의 시발점
<주원규 작가 제공>
“그곳에선 소설보다 더한 소설 같은 현실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시민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성범죄와 일탈이 횡행하고 있었으니까요. 그곳은 뭐랄까, 비열함과 악랄함 그리고 쾌락이 뒤섞인 ‘도가니’였습니다.”
최근 ‘버닝썬’과 정준영 몰카 사건으로 강남 지역 클럽의 성범죄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현지 실태를 잠입 취재해 소설로 펴낸 작가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주원규 작가. 특히 주 작가는 지난 2003년 광주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로, 2009년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신학대학원을 나와 목회자로도 활동하는 ‘문학판’에서는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다.
몇 차례의 연결 끝에 통화가 된 주 작가는 “우리나라는 마약 청정국으로 알고 있는데 일부 클럽에서는 물뽕이 상시적으로 행해지고 있다”며 “그곳에서는 자신들만의 네크워크를 통해 별다른 죄의식 없이 마약을 유통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클럽 MD들 가운데는 VIP 손님의 성접대를 연결해주는 0.1%에 달하는 이들이 있다”며 “이들은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수익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럽에서 남녀를 연결해주는 일반적인 MD들도 많지만 한편으로 돈의 유혹에 넘어가 성매매에 관여하기 시작하면 수익은 훨씬 뛴다”고 덧붙였다.
주 작가의 이번 장편 ‘메이드 인 강남’(네오픽션)에는 강남 클럽에서 벌어지는 마약, 도촬, 성매매 등 음지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다. 지난 2016년 6개월간 직접 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별천지의 실상을 목격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살인사건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상황과 에피소드는 직접 보고 듣고 겪었던 일이다.
주 작가가 이번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그의 목회 활동과 무관치 않다.
“2012년부터 가출 청소년을 돌보는 일을 했는데 어느 날부턴가 아이들이 사라지는 거였어요. 아직 성인도 안 된 친구들인데 알고 보니 그들의 종착지가 강남 클럽이었죠. 클럽에서 일을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소문에 발을 들이게 됐던 거구요.”
그는 클럽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다고 한다. “너무도 안타깝게도 여성 접대부로 일을 하거나 남자 애들은 클럽 지키는 일을 하고 있었다”는 말에서 참담함이 느껴졌다.
주 작가는 “클럽에서 성매매를 하는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거의 없고 포주로 대변되는 악의 구조만 있을 뿐”이라며 “여성 포주 MD들이 성매매 여성들에게 더욱 가혹하고 잔인한데, 그것은 여성의 심리를 약점으로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성매매를 하는 가출 청소년들은 자신도 모르게 가해자라는 인식에 얽매이게 된다”면서 “나이와 주민등록을 속인데다 성매를 한다는 죄책감에 나중에는 마약 중독에까지 빠져든다”고 말했다.
특히 유명 연예인과 연계되는 성매매 부분에 대해서도 주 작가는 이면의 실상을 이야기했다. “3년 전에 지금처럼 연예인을 클럽 간판으로 내세우려는 방식을 모색했다”는 것이다. 결국 그런 방식이 오늘의 “승리나 정준영 같은 케이스가 출현하게 된 원인인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정준영의 2016년 ‘몰카’ 사건 무혐의는 생각할수록 아쉬워요. 당시에 제대로만 수사했다면 오늘과 같은 상황은 반복되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때 빠져나오고 자신감을 얻었던 것이 잘못된 방향의 ‘기폭제’가 됐을 거예요.”
그렇다면 경찰은 탈선과 일탈이 버젓이 통용되는 일부 클럽의 실태를 몰랐을까. 정 작가는 “경찰과 유착돼 있다고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6개월간 잠입을 하면서 그러한 정황을 수차례 목격했다는 것이다.
“누군가 일반 여성들을 상대로 한 성희롱, 성폭행 신고를 해도 경찰들은 클럽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어요. 문 앞에서 클럽 관계자와 형식적인 이야기만 하다 가 버리곤 했구요. 녹취된 것을 제보도 하고 접촉도 했지만 무관심 속에 묻혀버리는 게 다반사였습니다.”
그의 말은 경찰들의 행태가 지극히 비상식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피해자의 이야기를 듣고 현장 CCTV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인데 “그마저도 하지 않는 경찰은 어느 나라 경찰인지 의문이 든다”고 회의감을 드러냈다.
주 작가는 인터뷰 말미에 오늘과 같은 비윤리적인 현상은 배금주의와 성공지상주의가 낳은 괴물이라고 진단했다. 전형적인 사회병리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어떤 VVIP는 강남만이 공화국이고 다른 지역은 쓰레기 하치장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들로 해서 대한민국이 먹고 산다는 편협하고 왜곡된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이것은 도덕 불감증에서 야기된 망상이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이 같은 사태를 어떻게 극복하고 개선해야 나갈까. 과연 ‘메이드 인 강남’이라는 ‘욕망의 전차’를 멈추게 할 수는 없을까.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봅니다. 이런 사태에 대해 먼저 국민들이 공분을 해야 하겠지요. 다행히 대통령께서 이번 사건에 대한 명확한 진상 조사를 얘기하셨으니까 가능성은 있는 것 같아요. 진실을 가로막고 악의 굴레를 조장하는 세력은 이번 기회에 철저하게 파헤치는 것이 해결의 시발점이 아닌가 싶어요.”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최근 ‘버닝썬’과 정준영 몰카 사건으로 강남 지역 클럽의 성범죄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현지 실태를 잠입 취재해 소설로 펴낸 작가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주원규 작가. 특히 주 작가는 지난 2003년 광주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로, 2009년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신학대학원을 나와 목회자로도 활동하는 ‘문학판’에서는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다.
이어 “클럽 MD들 가운데는 VIP 손님의 성접대를 연결해주는 0.1%에 달하는 이들이 있다”며 “이들은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수익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럽에서 남녀를 연결해주는 일반적인 MD들도 많지만 한편으로 돈의 유혹에 넘어가 성매매에 관여하기 시작하면 수익은 훨씬 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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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클럽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다고 한다. “너무도 안타깝게도 여성 접대부로 일을 하거나 남자 애들은 클럽 지키는 일을 하고 있었다”는 말에서 참담함이 느껴졌다.
주 작가는 “클럽에서 성매매를 하는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거의 없고 포주로 대변되는 악의 구조만 있을 뿐”이라며 “여성 포주 MD들이 성매매 여성들에게 더욱 가혹하고 잔인한데, 그것은 여성의 심리를 약점으로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성매매를 하는 가출 청소년들은 자신도 모르게 가해자라는 인식에 얽매이게 된다”면서 “나이와 주민등록을 속인데다 성매를 한다는 죄책감에 나중에는 마약 중독에까지 빠져든다”고 말했다.
특히 유명 연예인과 연계되는 성매매 부분에 대해서도 주 작가는 이면의 실상을 이야기했다. “3년 전에 지금처럼 연예인을 클럽 간판으로 내세우려는 방식을 모색했다”는 것이다. 결국 그런 방식이 오늘의 “승리나 정준영 같은 케이스가 출현하게 된 원인인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정준영의 2016년 ‘몰카’ 사건 무혐의는 생각할수록 아쉬워요. 당시에 제대로만 수사했다면 오늘과 같은 상황은 반복되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때 빠져나오고 자신감을 얻었던 것이 잘못된 방향의 ‘기폭제’가 됐을 거예요.”
그렇다면 경찰은 탈선과 일탈이 버젓이 통용되는 일부 클럽의 실태를 몰랐을까. 정 작가는 “경찰과 유착돼 있다고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6개월간 잠입을 하면서 그러한 정황을 수차례 목격했다는 것이다.
“누군가 일반 여성들을 상대로 한 성희롱, 성폭행 신고를 해도 경찰들은 클럽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어요. 문 앞에서 클럽 관계자와 형식적인 이야기만 하다 가 버리곤 했구요. 녹취된 것을 제보도 하고 접촉도 했지만 무관심 속에 묻혀버리는 게 다반사였습니다.”
그의 말은 경찰들의 행태가 지극히 비상식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피해자의 이야기를 듣고 현장 CCTV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인데 “그마저도 하지 않는 경찰은 어느 나라 경찰인지 의문이 든다”고 회의감을 드러냈다.
주 작가는 인터뷰 말미에 오늘과 같은 비윤리적인 현상은 배금주의와 성공지상주의가 낳은 괴물이라고 진단했다. 전형적인 사회병리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어떤 VVIP는 강남만이 공화국이고 다른 지역은 쓰레기 하치장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들로 해서 대한민국이 먹고 산다는 편협하고 왜곡된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이것은 도덕 불감증에서 야기된 망상이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이 같은 사태를 어떻게 극복하고 개선해야 나갈까. 과연 ‘메이드 인 강남’이라는 ‘욕망의 전차’를 멈추게 할 수는 없을까.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봅니다. 이런 사태에 대해 먼저 국민들이 공분을 해야 하겠지요. 다행히 대통령께서 이번 사건에 대한 명확한 진상 조사를 얘기하셨으니까 가능성은 있는 것 같아요. 진실을 가로막고 악의 굴레를 조장하는 세력은 이번 기회에 철저하게 파헤치는 것이 해결의 시발점이 아닌가 싶어요.”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