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역 영구 임대 아파트 입주 대기자가 30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700여 채 가량은 서민들이 입주를 외면, 여전히 빈집으로 남아 있다. 공급 확대에만 치중하는 정부 정책으로 인해 최소한의 주거 면적에도 미치지 못하는 원룸 수준의 비좁은 아파트가 양산된 탓이다.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분양된 광주 남구 영구 임대 아파트 주월빛여울채는 288호 가운데 21호에 입주 희망자가 없어 추가 모집에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광주도시공사의 쌍촌·하남·금호 175호, LH의 하남1·각화·오치1·두암2·두암4·효천1 등 511호를 포함해 광주 지역 영구 임대 아파트 686채가 빈집으로 남아 있다. 반면 영구 임대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는 대기자는 3357명에 이른다.

주인을 찾지 못한 이들 빈 아파트의 면적은 24~29㎡로 국토교통부가 정한 4인 가구 최소 주거 면적 43㎡에 훨씬 못 미친다. 이처럼 비좁은 영구 임대 아파트가 양산되고 있는 것은 정부의 비현실적인 정책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매년 공공 임대 아파트 공급 호수를 지자체에 할당해 건축비의 85%를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의 지원 금액이 실제 건축비의 7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들은 공급 호수를 채우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면적을 줄여 10평 미만의 아파트를 신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주거의 질적인 측면에 대한 고려 없이 양적 확대에만 몰두하면 영구 임대 아파트는 집주인을 찾지 못하고 영세민들은 살 곳을 마련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엉터리 주택 정책으로 주거난만 심화시키는 꼴이다. 정부는 지방 분권 시대에 맞게 지자체가 지역 여건 및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형 공공 임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정책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