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상, 이규보, 서거정, 김시습, 이황, 김인후, 윤선도, 정약용….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시대를 초월해 감동을 주는 한시를 썼던 문인들이다. 특히 이들의 한시 가운데는 사군자를 소재로 한 작품이 적지 않다.

전남대 김대현 교수(국어국문과)가 ‘사군자 한시선’을 펴내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 한문문집에 있는 사군자(四君子) 한시만을 모아 번역한 책으로 약 100여 명의 한시 작품 120여 수가 실려 있다.

사실 예로부터 문인들은 글과 그림에 사군자를 많이 표현했다. 그러나 모두 옛 한문 문집 등에 흩어져 있어, 사군자 한시만을 수록한 한시 시선집이 귀하게 다가온다.

책에는 앞서 언급한 문인들의 작품 외에도 정조대왕, 김정희, 조희룡 등 유명 문인들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또한 근대의 오세창, 한용운 선생이나 한국화의 대가 의재 허백련의 사군자 시도 만날 수 있다.

이들 작품은 하나같이 사군자로 명명되는 것에서 보듯, 사군자가 지니는 특성을 삶과 비유한 한시들이다.

겨울 찬바람을 뚫고 피어나는 매화, 깊은 산중에 아름답게 피어난 난초, 늦가을 추위에도 고고하게 피어나는 국화, 사시사철 기개를 잃지 않는 푸른 대나무 등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삶의 방식을 이야기해준다.

한편 40여 년 한국 한문학을 공부해온 김대현 교수는 한시 작품들을 쉽게 번역 편찬해 주제별 시선집으로 묶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