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중 7명 현직…신인 진입 장벽 여전히 높았다
광주·전남 동시조합장선거 결과 분석
선거운동 기간 13일에 불과
연설회도 없는 ‘깜깜이 선거’
현직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광주 20건 전남 76건 위법 적발
2019년 03월 15일(금) 00:00
‘3·13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우려했던대로 ‘현직 프리미엄’이 크게 작용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펼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임에 도전한 광주·전남 현직 조합장의 당선율이 높아 현직에게 유리한 구조의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구나 선거운동 기간이 13일에 불과, 정책이나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공식적인 기회조차 없어 신인에게 불리, 불법선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현 조합장 강세…여전히 ‘현직 프리미엄’=13일 광주와 전남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동시조합장선거 개표를 마감한 결과 광주에서는 16개 농협 중 10곳과 1개 산림조합에서 현직 조합장이 다시 당선됐다.

유일한 수협인 민물장어양식수협 선거에는 조합장이 공석 상태여서 출마할 수 없었다.

선거에 참여한 18개 조합에서 현직 조합장이 연임에 도전한 조합은 모두 15곳으로 출마자 기준 당선율이 73.3%에 달했다. 이 가운데 1곳은 무투표 당선됐다.

또 전체 18개 조합 중 11개(61.11%) 조합에서 현직 조합장이 당선되면서 그동안 지적됐던 ‘깜깜이 선거’로 현직이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들어맞았다.

전남 역시 마찬가지다. 전남은 145개 농협, 19개 수협, 21개 산림조합 등 185개 조합 중 현직 조합장 출마자는 총 141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연임에 성공한 현직 조합장은 97명(무투표 29명)으로 출마자 기준 당선율은 68.79%를 기록했다.

특히, 185개 조합 중 절반(52.43%)이 넘는 97개 조합에서 현직을 선출, 여전히 ‘현직 프리미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울어진 운동장’…선거제도 개선 필요=공공단체 등 위탁 선거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선거운동 폭이 지나치게 좁아 새 얼굴의 후보가 조합장이 되기에는 불리한 조건이라는 지적이 선거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조합장 선거는 공직선거법이 아닌 위탁선거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3개월간 선거운동을 펼칠 수 있는 지방선거와 달리 선거 운동 기간은 단 13일뿐이다. 또 후보 본인만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후보자의 정책 대담이나 연설회 및 토론회도 불가능하다. 정책이나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공식적 기회가 없다 보니 신인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조직에 의한 선거와 조합원 직접 대면하는 선거방식이 대부분이어서 불·탈법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직 조합장이 아니고서는 주요 선거운동 수단인 문자메시지를 보내는데 필요한 조합원 연락처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은 데다, 농협법에 따라 비상임조합장이 되면 3선 제한에 걸리지 않고 영구 연임도 가능해 신인들의 불만이 높다.

이런 제도적 문제 때문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승리하기 위해 금품 등으로 조합원을 매수하는 등 불·탈법이 근절되지 않는 실정이다.

실제, 이날 선관위에 따르면 광주에서는 조합장 선거와 관련해 20건, 전남에서는 76건 등 96건의 위법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또 광주지검 공안부와 관내 목포·장흥·순천·해남지청 등 검찰은 이번 조합장 선거와 관련해 총 82명을 입건했으며, 이 중 16명을 기소(2명 구속)하고 3명은 불기소했으며 63명은 검찰과 경찰이 수사 중이다.

현재 국회행정안전위원회에 선거운동주체를 후보자외 1인을 추가하는 것과 후보자 범죄경력 기재, 후보자에게 전화번호 제공, 예비후보자 제도 도입 등 위탁선거법 개정안이 제출된 상태지만 개정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현직에게 유리한 조합장선거 제도가 자칫 불·탈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가 여전하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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