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5·18때 공작부대 운영했다”
5·18기록관 ‘공작작전’ 소개
요원 시민군 잠입 시위 선동
민간인 위장 유언비어 유포
광주 출신 홍대령이 통합 지휘
2019년 03월 15일(금) 00:00
전두환(88·옛 보안사령관)씨가 5·18 당시 특수 공작부대를 광주에 투입해 광주시민들을 폭도로 몰아세우며 유혈진압의 명분을 확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부 공작요원들은 시민군에 잠입해 과격 시위 선동을 하며, 북한군 투입설의 근거가 됐다는 것이다.

14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5·18 편의대 정밀 투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해 신군부의 공작 작전을 소개했다. 편의대란 중국에 실존했던 ‘편의공작대’(便衣工作隊)의 줄임말로, 부대원들이 사복 차림으로 적지(敵地)에 침투해 첩보 수집·선동 등 특수임무을 수행하는 부대를 지칭한다.

5·18기록관은 5·18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에게 ‘사태감독관’이라는 밀명을 받은 광주 출신 홍 대령이 편의대를 통합 지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결과보고서’는 홍 대령이 1980년 5월20일 광주시 남구 사동에 비밀 아지트를 마련하고, 광주 시내에서 활동중인 정보조를 통합지휘한 후 6월8일 보안사로 복귀했다고 밝히고 있다. 1995년 ‘5·18 관련 사건 검찰수사결과’에서도 ‘홍 대령이 시민과 시위대와의 분리공작을 추진했다’고 나와있다. 다만 현재까지 홍 대령이 광주에 있었던 19일 동안 어떤 활동을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편의대는 505보안부대, 7ㆍ11ㆍ3공수여단, 정보사령부, 전투병과교육사령부, 31사단, 중앙정보부, 경찰뿐만 아니라 민간인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사 소속 사진병이었던 김모(62)씨도 지난해 5월 광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보사령부 소속 군인들은 평소 사복을 입고 머리도 길러 민간인과 구분되지 않았다”며 “1980년 5월27일 도청 진압 전 정보대 요원들이 미리 도청에 들어가 무기(총) 공이를 다 빼놓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5·18기록관은 이들이 시민들을 폭도로 몰기 위해 과격 시위를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5·18 당시 유포됐던 ‘경상도 군인들이 전라도 사람 씨를 말리러 왔다’는 악성 유언비어도 광주시민들을 자극하려는 편의대의 계략으로 지목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1979년 10월 16~20일 부마항쟁이 일어난 부산과 마산에서도 ‘전라도 군인이 와서 경상도 사람 다 죽인다’는 비슷한 유언비어가 돌았다는 점을 제시했다.

5·18 직후 보안요원들은 광주시청에 들러 자신들이 퍼뜨린 유언비어가 제대로 유통됐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기도 했다.

1980년 5월23일에는 북한 간첩 이창룡이 서울에서 잡혔는데 보안사는 ‘북한 간첩이 광주 잠입을 시도하다가 계엄군의 검문검색으로 포기하고 배회하던 중 붙잡혔다’고 발표했다. 이 사건은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5·18과 관련이 없다고 판명났다.

5·18 당시 전남도청 상황실에도 편의대가 잠입해 시민군으로 행색하다 이를 수상히 여긴 시민들에게 쫓겨나기도 했다.

나의갑 5·18기록관장은 “앞으로 출범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서 홍성률 대령의 광주 행적과 편의대 실체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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