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죽산보 해체 여부를 놓고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당장 해체해야 한다는 환경 단체와 이를 반대하는 지역 주민 간 갈등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엊그제 나주에서 열린 ‘죽산보 문제 해결 방안 모색 토론회’는 양측 간 극명한 시각차를 보여 주는 자리였다.

찬성 측은 죽산보가 수질 오염을 가속화시키고 물 흐름을 가로막는 무용지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농업용수 확보 차원의 해체 반대 입장에 대해서는 “죽산보 설치 이전에도 농사짓는데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반대 측은 “죽산보 설치로 영산강 수량이 크게 늘어 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짓는다”며 “수질 오염을 이유로 1635억 원을 들인 보를 해체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보 설치 이후 영산강 수질이 5급수에서 3급수로 좋아졌다고도 했다. 주민들의 해체 반대 여론은 나주 일대에서 예상보다 강하게 일고 있다. 황포돛배 운영 등 관광 활성화 측면에서도 죽산보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죽산보 해체를 권고한 이유는 경제적 논리였다. 보를 해체할 경우 250억 원이 들지만 유지 보수비는 333억 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주장처럼 농업용수 제공과 관광 활성화 등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경제적 효과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보의 해체 여부는 6월 출범하는 국가 물관리 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환경부가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것도 마지막 결정 전에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함일 것이다.

그렇다면 시간에 쫓겨 해체 여부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조사 평가 내용을 보완하고 주민들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해 결정해야 한다. 4대강 사업이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 없이 졸속으로 추진됐다고 해서 해체 여부 결정도 졸속으로 하면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