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가지 성격으로 어리석은 인간 본성 탐구
성격의 유형들 - 테오프라스토스 지음·김재홍 옮김
2019년 03월 15일(금) 00:00
“인간 성격 연구의 출발점이 된 최초의 고전”이라 불리는 책이 있다. 책은 30가지 성격 유형으로 인간의 본성을 탐구한다. 아리스토텔레스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아리스토텔레스 사후 학파를 계승했던 철학자 테오프라스토스가 저자다. 그의 책 ‘성격의 유형들’은 역설적으로 더불어 사는 삶과 친애의 정신을 가르치기 위한 교재였다.

전남대 사회통합지원센터 부센터장을 지낸 김재홍 정암학원 연구원이 번역했다. 그동안 김 박사는 ‘정치학’, ‘관상학’, ‘변증론’ 등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요 저작을 꾸준히 번역해왔다. 그 과정에서 테오프라스토스의 ‘성격의 유형들’을 언급한 바 있다. 김 박사는 이번에 테오프라스토스의 희랍어 원전을 기본으로 지금까지 전승된 여러 판본, 서양 연구자들의 해석을 참고해 파손된 원문의 맥락과 의미를 밝혀냈다.

원래 테오프라스토스와 아리스토텔레스는 각별한 사이였다고 한다. ‘학문에 미친 사람’이라는 뜻의 테오프라스토스의 원래 이름은 ‘튀르타모스’였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가 튀르타모스라는 어감이 나쁘다고 해, ‘신처럼 이야기한다’는 의미의 테오프라스토스로 바뀌었다.

참고로 이번 ‘성격이 유형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논의한 윤리적 덕목과도 연관된다.

‘성격의 유형들’에서 언급하는 성격은 그다지 좋은 유형은 아니다. 그러나 인간이면 누구나 일정 부분 그런 면들을 지니고 있어 수긍할 만 하다.

일례로 이렇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 역겨운 사람, 자기중심적인 사람, 미신에 사로잡힌 사람, 허풍선이, 비방꾼, 악당의 친구 등 성격 유형도 가지가지다. 각각 유형에 따른 행위의 사례는 시공을 초월해 오늘날에도 쉽게 볼 수 있다.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폼페이가 매몰되고 1800년 후인 1879년에 발굴된 ‘100주년의 집’에서 나온 헤르마프로디토스 신. 두 신의 이름인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가 결합해서 ‘헤르마프로디토스’란 이름이 생겼다. <쌤앤파커스 제공>
먼저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에 대한 기술은 이렇다. “이익을 위해서 나쁜 평판을 멸시하는 것”이며 “채권자, 이웃사람, 상인, 손님 등의 이득을 빼앗고 그런 다음 철면피한 농짓거리를 던져대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인색하고 탐욕스러운 사람이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사교적이지 못하고 협력적이지 못하며 무뚝뚝한 불평가”이다. 또한 쩨쩨하며 타협을 모르는 사람이기도 하다. 나아가 “거리에서 발가락을 채였을 때에는 그는 돌부리에다 대고 저주 퍼붓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또 어떤가. 테오프라스토스는 그런 사람은 친구가 보내온 음식을 가져온 사람에게 “만찬에 초대하지 않았다고 나에게 형편없는 수프와 포도주를 보낸 것”이라 불평한다.

책에서 언급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 고대 아테네 시민들이다. 그러나 이와 유사한 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사실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도 지탄을 면치 못한다. 또한 이러한 성격 유형들은 고대서양사회에서뿐 아니라 오늘날 수많은 문학작품이나 예술작품에서도 반복, 변주될 만큼 강렬한 특징을 지닌다.

김 박사는 해제에서 “테오프라스토스는 이 작품을 통해 동료 시민들의 도덕적, 감정적, 지적인 성격들의 왜곡된 모습을 지적함으로써 공동체의 ‘더불어 사는 삶’에서 필요한 인간 상호 간에 성립하는 ‘친애’의 덕을 되살려내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쌤앤파커스·2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