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生을 말하다] <5> <제2부> 인생 2막 여는 사람들 ② 광주·전남 시니어 동아리 ‘빛고을 50+’
“배워서 신중년 돕자” 열공 위해 뭉친 신중년들
전직 대학교수·교사·심리상담가·IT 강사 등 구성
광주평생교육진흥원 이모작 카운슬러 동기들 모임
생애 설계·전직 지원·재무설계 등 전문 분야 지원
지자체 협력 수익사업·스마트폰 교육 ‘굿 인생창작소’ 운영
시니어 행복 플랫폼 자처…신중년들의 사랑방 역할 ‘톡톡’
2019년 03월 11일(월) 00:00

지난 8일 광주시 광산구 소촌동 (재)광주평생교육진흥원 강의실에서 ‘빛고을 50+’ 회원들이 스마트폰 활용 강의를 받고 있다.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혼자서는 못 할 일 여럿이 함께 모이면 큰 힘이 됩니다”

지난 8일 오전 광주시 광산구 광주시공무원교육원 내 (재)광주평생교육진흥원의 한 강의실. 10여명의 시니어들이 모여 스마트폰 활용 교육에 집중하고 있었다.

모두가 강사의 손놀림과 단어 하나라도 놓칠세라 연신 두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히 세워 수업에 열중했다. 느리고 더디지만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이며 자신의 스마트폰 기능을 하나씩 익혀 나가고 있었다. 이들이 스마트폰 활용 교육을 이처럼 열심히 받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다른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수업을 받은 시니어들은 은퇴자들과 경력단절 여성들이 함께 모여 사회공헌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시니어 동아리 ‘빛고을 50+’ 회원들이다.

이들은 매주 금요일 정례적인 모임을 갖고 스마트폰 활용 교육에서부터 은퇴자 상담교육 등 다양한 학습 과제로 강의와 토론을 벌인다.

◇지역 최초 시니어 동아리 ‘빛고을 50+’=지난 2016년 (재)광주평생교육진흥원에서 이모작 카운슬러 과정 교육을 이수한 동기들이 의기 투합해 만든 광주·전남 최초의 시니어 동아리다. 13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회원이 19명까지 늘어났다.

대학교수와 교사, 금융계, 사회복지사, 심리상담가, IT강사 등 회원들의 경력도 다양하다.

이들은 동아리 구성에 앞서 은퇴자 등 ‘50+세대’의 의미 있는 인생후반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서울시 ‘50+ 재단’의 벤치마킹을 위해 수 차례 현장 견학도 다녀왔다.

이들이 함께 뭉친 데는 은퇴자와 경력단절이라는 공통 분모도 있었지만, 혼자 보다는 여럿이 모이면 좀 더 활기차고 열정이 넘치는 노년을 준비할 수 있다는 데 뜻을 같이 해서다.

무엇보다도 30여년 간 각각의 전문 분야에 있었던 회원들이었던 만큼 자신들의 경력과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고,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이들은 지난 2017년 비영리 단체로 등록하는 등 현재 광주·전남에서 은퇴자를 포함한 중·장년들이 인생 2모작을 통해 사회활동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상 지역에서 신중년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배워서 남주자’=‘빛고을 50+’의 목표는 ‘배워서 남 주자’이다. 이는 다른 은퇴자들과 경력단절 여성들의 성공적인 인생 이모작의 삶을 지원하기 위해 본인들이 먼저 배우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다. 100세 시대 중장년 세대들이 새로운 친구를 만나 배움의 기쁨을 느끼고 나누면서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만들 수 있는 ‘시니어 행복 플랫폼’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회원들은 현재 생애설계와 전직 지원, 상담·코칭·강의, 재무설계, 스마트폰 강사 등의 전문 분야강사를 나눠 맡아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인생 이모작 커뮤니티지원 사업과 앙코르커리어 교육, 화해지원인 양성교육 사업 등을 진행중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등과의 협력 사업을 위해 ‘협동조합 한국 50+ 희망발전소’(이사장 윤치옥)도 창립해 수익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 협동조합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공모사업에도 참여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광주분쟁해결센터 위탁교육기관으로 선정돼 광주시 마을분쟁 화해지원인 공모사업을 진행중이다.

또한, 광주평생교육진흥원 미래설계 아카데미 교육사업, 분쟁자율조정가 양성교육 기관으로도 선정됐다.

이 가운데 화해지원인 양성교육을 위해서 광주시민화해학교(교장 이철재)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광주시 마을분쟁해결센터의 주민화해 지원인들을 교육하는 사업으로, 가장 활발하게 운영중이다. 주민화해 지원인 교육은 층간 소음과 악취 등 마을 내 분쟁을 해결하는 지원인들을 양성하는 사업이다. 대부분 은퇴자들이나 경력단절 여성들이 참여하고 있어 호응도가 높다.

지금까지 광주시민화해학교에서 200여명의 주민화해 지원인을 양성했다.

동아리 산하에 ‘굿 인생 창작소’(소장 김성진)도 를 만들었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젊은이들 못지 않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스마트폰 활용 교육이 주요 사업이다.

카카오택시, 대리운전, 영화 보기, 유트브 채널 접속 등 요즘 젊은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각종 기능을 익혀 인생 2막에서도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트렌드를 공유하기 위한 취지이다.

이밖에 동아리 내 남성 중창단 등 문화예술단 활동도 이뤄지고 있다. 이들은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 요양원과 사회복지관 등에서 자원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은퇴 전 보다 더 바빠요”=‘빛고을 50+’ 회원들은 은퇴 전 보다 더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 열정도 늘었다고 한다.

동아리의 교육 사업들이 많아 각종 교육에 강사 또는 보조강사로 참여하고 있고, 이를 위해 학습량도 많아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철재 부회장은 “나이들어서 혼자 하겠다는 의지보다는 내 생각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남남으로 만났지만, 이러한 커뮤니티에서 생각과 재능을 나누고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면 나머지 인생도 즐겁고 열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생 2막을 시작하면서 혼자 할 수 없었던 새로운 일에 함께 도전하고, 취미생활도 공유할 수 있어 더욱 활기차고 열정적인 노년을 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문영 총무이사는 “회원들 간 뜻이 모이면 열정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면서 “50대 이상 은퇴자 중 전문분야의 재능을 가진 분들이 그 재능을 더욱 잘 살려내기 위해서는 개인 스스로 보다는 여럿이 함께 힘을 모으면 시너지 효과가 커진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설명했다.

◇광주에도 시니어 공간 마련 필요=‘빛고을 50+’ 회원들은 은퇴자 숫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인생 이모작센터 또는 은퇴자들이 사회생활에 다시 나설 수 있도록 하게 하는 학습관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광역자치단체별로 평생교육진흥원이 있지만, 이 곳에서 교육 이수를 마친 이들이 자생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50대 이상의 은퇴자들이 갈 수 있는 길을 다양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면서 “재정지원과 학생 수가 적어 놀고 있는 교실 등의 공간 지원 등을 통해 시니어 플랫폼을 많이 만들어 놓게 되면 지역사회에도 다양한 혜택이 돌아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는 50+센터 캠퍼스를 자치구 곳곳에 마련해 다양한 인생 이모작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은퇴자들이 산이나 길을 찾아 떠나게 할 것이 아니라 광주·전남 지역 사회로 그들의 경험과 재능을 되돌릴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권일 기자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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