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남평읍 남평중학교(다도분교장 포함)에 독특한 전통 입학식이 열려 화제다.

남평중학교와 다도분교장은 지난 4일 조선시대 왕세자의 입학례를 계승한 ‘2019 입학 청원과 승인식’을 가졌다.

입학례는 조선시대 왕위계승자인 왕세자가 성균관에서 충·효·예를 스승에게 행하고 학생의 신분으로써 스승에게 배움을 청하는 의식이다.

이날 입학례는 한국차문화협의 순천지회(김영애)가 후원하고 나주향교 및 남평향교의 협찬을 받아 남평중학교 학생자치회와 다누리 동아리가 주관했다.

입학식에서 67명의 신입생들은 세수(洗手) 의식→청원서(請願書) 낭송→입학 승인→ 속수례(束修禮) 의식 및 진다례, 신입생과 재학생 상견례 등 입학례를 진행했다.

입학례에서 신입생들은 스승님께 가르침을 받고자 3번의 배움을 간청하고 학교장의 입학 승인을 받았다. 또 신입생들은 제자가 공자님에게 수업료로 비단 한필, 술 한병, 육포를 올렸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속수례 의식을 치렀다.

신입생들은 속수례 의식에서 비단과 술 대신 3년 동안 바른길로 인도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사랑의 회초리와 학생들이 직접 우려낸 맑고 향기로운 차 한잔을 스승님께 올렸다.

이날 입학 승인서를 받은 입학생들은 3년 동안 ▲교과연계 차예절교육 ▲전국 차예절경연대회 참가 ▲스승의 날 진다례 ▲학생·학부모·교직원별로 문화와 소통의 Tea-Party 등 ‘찻상머리 인성교육’을 받게 된다.

변정빈 남평중학교 교장은 “우리 학교의 입학례와 세책례는 지역사회의 인프라인 나주향교와 남평향교를 교육 활동에 접목한 사례”라며 “잊혀가는 스승과 제자의 참모습을 발견하고 스승과 제자의 위상이 바로 서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교직원 전체의 정성을 담아 마련한 자리다”고 말했다.

입학생 송현민군은 “오늘 행사를 통해 저 자신이 엄청 소중하게 느껴지고 남평중학교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앞서 남평중학교는 지난달 14일 세책례와 진다례를 테마로 한 졸업식을 치렀다. 남평중(다도분교장 포함)학교의 특별한 입학식과 졸업식은 지난 5일 EBS의 ‘행복한 교육 세상’에 소개됐다.

/나주=손영철 기자 yc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