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오키나와 캠프에 ‘비’가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됐다.

지난 16일 오전 KIA는 두 차례 긴급회의에 나섰다. 이날 KIA는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밤사이 많은 비가 내렸고 이른 오전까지 이슬비가 계속되면서 경기 진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KIA는 출발 시간을 한 차례 미루며 기상 상황을 주시했지만 결국 그라운드 사정으로 경기가 취소됐다. 그라운드가 채 마르지 않으면서 선수들의 부상 우려 때문이었다.

경기가 취소되면서 다시 한번 KIA는 긴급회의에 나서 이날 스케줄을 고민했다. 그리고 오후 1시까지 실내 연습장 등지에서 훈련하고, 숙소 이동해 웨이트를 하는 것으로 스케줄이 급히 변경됐다.

실전을 통해 감을 익히고, 자리 경쟁을 해야 하는 KIA에는 아쉬운 비다.

KIA는 지난 11일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실전에 돌입했다. 12일 주니치 드래건스에 이어 14일 야루르트와 재격돌했지만 이날 경기도 갑작스러운 폭우에 6회 강우 콜드가 선언됐다.

이번 스프링 캠프의 4번째 연습경기였던 두산전은 아예 비로 시작도 못 하면서 두 경기 연속 비의 영향을 받았다.

실전 피칭을 준비하고 있던 투수들의 로테이션도 다시 조정해야 하는 등 비가 캠프의 변수가 됐다. KIA는 지난 8일에도 비로 정상적인 훈련이 어려워지면서 ‘특별 휴식일’을 보내는 등 잦은 비로 일정을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했다.

17일 휴식일을 보낸 KIA는 18일부터 히로시마 도요카프, 한신 타이거스,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연달아 만난다. 하지만 내내 오키나와에는 비예보가 내려져 있다. 따뜻한 기후와 일본과 국내 팀 등 연습경기 상대가 많다는 장점에도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한 지붕 두 가족’인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훈련 일정이라는 변수도 있다.

KIA와 라쿠텐은 킨 구장을 스프링캠프지로 쓴다. 지난 1일 훈련을 시작으로 10일까지 킨 구장에서 체력, 기술 훈련을 진행했던 KIA는 지난 11일부터 라쿠텐에 킨 구장을 내주고 연습 경기 일정을 하며 오키나와 순회 중이다. 연습경기가 없던 지난 15일에는 한화 이글스의 캠프지인 고친다 구장을 빌려 훈련을 했었다.

오키나와의 2월 날씨 변덕이 심해지면서 KIA는 괌 캠프 투 트랙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캠프 초반 괌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오키나와로 이동해 연습경기를 소화는 방식이다. 하늘을 올려보는 게 우선 일과가 된 KIA의 남은 캠프의 날씨와 상황에 따라서 2020시즌 스프링캠프 모습도 달라질 전망이다.

/오키나와=김여울기자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