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의 생생한 현장이었던 ‘호남의 상징’ 광주시 동구 전일빌딩이 역사·문화 관광자원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특히 광주일보 옛 사옥이었던 전일빌딩은 1980년 5월 신군부의 헬기 사격에 의한 총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최근 불거진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망언 속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광주시는 18일 오전 10시 50분 금남로 전일빌딩 옥상에서 ‘전일빌딩 복합문화센터 및 관광자원화’ 기공식을 하고 본격적인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다.

전일빌딩은 1968년 준공된 이후 그동안 4차례에 걸쳐 증·개축이 이뤄진 노후 건물이다. 지하 1층, 지상 10층에 전체 면적은 1만9321㎡다. 전일빌딩 일대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옛 전남도청 분수대 인근과 함께 ‘항쟁의 현장’이었고, 전일빌딩 10층 등지에는 아직도 5·18 당시 헬기에서 쏜 것으로 보이는 수백 개의 총탄 흔적이 남아 있는 5·18의 상징적인 장소다.

광주시는 우선 이번 리모델링에서 건물 안전을 보강하고 내진보강 공사까지 할 예정이다. 이 공사에는 국비 130억원과 시비 354억원 등 모두 484억원이 들어간다. 광주시는 현재 국비 120억원 등 409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오는 3월 추경에서 나머지 75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총탄 흔적이 발견된 9∼10층을 ‘아시아문화전당 관광 자원화 구역’으로 정하고 5·18민주화운동 전시관, 총탄 흔적 특화, 5·18 관련 자료실, 편의시설 등을 배치한다. 8층은 다목적회의실과 스카이라운지 등을 갖춘 시민다목적홀로 조성한다.

또 5∼7층은 정보통신기술(ICT) 구역이며 ICT 콘텐츠 기업과 창조기업을 집적화하고 입주기업 자료실과 지역로케이션 자료실 등을 구축할 예정이다. 4층에는 생활문화센터가 자리 잡는다.

과거 남봉도서관이 있었던 전일빌딩의 문화·교육적 의미를 살려 2~3층에는 전자도서관을 조성하고, 1~2층에는 남도의 아름다움을 선사할 수 있는 남도관광홍보마케팅 센터가 들어선다.

이 밖에도 청년·비정부기구 공간, 시민생활문화센터, 남도관광 홍보마케팅센터 등 시민참여 공간으로 꾸며진다. 1층 로비에 전일빌딩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역사관이 들어선다. 옥상은 무등산을 비롯한 광주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든다.

광주시는 5·18 40주년을 앞둔 내년 3월 새로운 전일빌딩을 개관하기로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내외신 기자들의 취재현장이었고, 호남의 대표 언론의 역사가 남아 있는 ‘전일빌딩에서 경험하는 광주의 생생한 기록과 보고’를 리모델링을 통해 표현할 것”이라면서 “전시 스토리는 프롤로그, 증거(헬기사격의 증거를 밝히다), 목격(1980년 5월 현장을 취재하다), 왜곡(왜곡과 유언비어를 추적하다), 기록(오월의 기록을 살펴보다), 진실(진실에 한걸음 다가가다), 에필로그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독립된 여러 개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