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지역의 대표적인 물놀이 명소 중 한 곳인 보성강 인근에 조성된 캠핑촌 겸 수변공원이 관리 부실로 수년째 방치되면서 흉물로 전락했다는 소식이다. 보성군에 따르면 지난 2017년 6월부터 10월까지 ‘보성 용문리 캠핑촌 조성사업’(부지면적 3500㎡)을 추진하면서 진입로 개설에만 모두 1억7000여만 원을 투입했다. 보성강과 가까운 곳에 휴양 인프라를 확충함으로써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경제를 살찌우겠다는 사업 의도가 담겨 있다.

하지만 애초 사업을 추진했던 전 군수가 뇌물수수·직권남용 혐의로 지난해 구속된 이후 캠핑촌 조성 사업은 사실상 좌초했다. 설상가상으로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한전)는 해당 부지에 ‘전신주 지중화 공사를 한다’며 멀쩡한 나무를 뽑아내고 무단으로 자재를 쌓아 놓는 등 야적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중화장실은 폐쇄됐고 음수대에서는 물이 나오지 않는 등 편의시설 가동도 중단된 상태다.

캠핑촌이 방치되다 보니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겼다는 것이 주민들의 지적이다. 주민들은 “군청에 개선을 촉구하는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지만 군청 각 부서에서는 ‘자신의 소관이 아니다’라며 떠넘기기에 급급했다”고 입을 모은다.

자치 단체장이 교체되면 기존 사업이 무조건 배척당하는 폐단이 되풀이돼 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일부 단체장의 부적절한 치적 쌓기 혹은 특정 업체들을 위한 특혜성 사업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업 중단에 따라 애초 취지와 달리 지역 이미지를 흐리고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너무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매몰돼 빼어난 경관을 갖추고 있는 문화 관광 인프라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보성군은 하루속히 지역 발전이라는 공익 차원에서 캠핑촌 활성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