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광주의 ‘일자리 한파’가 매섭다. 꽁꽁 얼어붙었던 지난해 ‘일자리 쇼크’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건 정부가 무색할 정도다. 특히 지난해 세금을 투입해 늘렸던 공공부문 일자리 사업의 종료로 고용 여력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최악’ 수준의 일자리 지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졸업 시즌이 겹치는 2월에는 고용위기가 더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고용률, 2017년 이후 최저치=호남지방통계청이 13일 내놓은 ‘2019년 1월 광주·전남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 고용률은 58.0%로, 지난 2017년 2월(58.0%) 이후 가장 낮았다. 인구 대비 취업자 수를 뜻하는 고용률이 떨어졌다는 건 그만큼 취업자가 줄었다는 의미다.

지난달 광주지역 취업자는 73만3000명. 전년도 같은 기간(73만7000명)보다 4000명 줄었는데, 지난 2017년 2월(73만명)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광주시와 정부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재정 투입을 통해 만들어낸 단기 일자리가 3만5184개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자리 성적표가 참담하다. 재정을 통한 단기 일자리 정책의 한계를 엿볼 수 있다는 게 경제계 분석이다.

여기에 서민 일자리도 급감하면서 수치를 악화시켰다. 당장, 경기 침체를 버텨내지 못하고 문을 닫는 영세 자영업자들도 많아졌다. 지난달 광주 자영업자 수는 14만4000명으로 1년 전(15만명)보다 5000명 적다. 자영업자 수는 지난 2012년 5월(14만1000명) 이래 가장 적다.

도소매·음식 숙박업 취업자도 비슷하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견줘 12.0%(2만1000명)나 줄었다. 1월 기준으로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3년 이래 가장 낮다. 경기 침체를 버텨내지 못하고 줄폐업하면서 서민업종 일자리가 급감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남지역도 자영업자 수는 28만7000명으로 1년전(29만2000명)보다 5000명 감소했고 도소매 숙박음식점 종사자도 17만7000명으로 1년 전(19만명)보다 7.2%(1만4000명) 줄었다.

◇실업률도 역대 최고 수준=지난달 광주지역 실업자 수는 3만8000명으로, 1년 전(2만3000명)보다 무려 1 만4000명이나 늘었다. 실업자가 크게 늘면서 실업률도 4.9%로 치솟았다. 같은 달 기준으로는 2004년 1월(4.9%)이후 가장 높다. 지난해 광주 실업률도 3.8%. 지난 2009년(3.8%)이후 9년 만에 최대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심각한 일자리 쇼크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경제계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시작된 노인 일자리 사업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지금까지 14만명을 채용했다. 올해 채용 계획은 18만명으로 지난해(4만명)의 4배가 넘는다.

통상 고용동향 조사기간에 공무원 시험이나 재정 일자리 사업 등 대규모 채용 이벤트가 있으면 경제활동인구가 급증하면서 실업률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정부가 올해 경제 상황을 감안, 3월에 시행하던 노인 일자리 사업을 앞당겨 추진하는 정에서 일하지 않고 쉬던 노인이나 학생 등이 취업 시장에 뛰어들게 되면서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나머지가 대거 실업자로 분류되면서 실업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광주지역 비임금 근로자가 1년 전보다 7.2%(1만3000명) 줄어든데다, 영세 자영업자 등 민간 일자리도 많이 줄었다는 점에서 보다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편, 전남지역의 경우 노인 일자리 사업에도, 기존 농림어업 종사자들로 아직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으면서 실업률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