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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뚫리면 전남 뚫린다” 밤낮없는 방역
르 포-구제역 청정 전남 지키기 사투 현장 가보니
앞으로 일주일이 차단 성패
공무원·축협 직원들 긴장 속
설 연휴도 반납한 채 총력전
축산농장 등 쉴틈없이 소독
함평가축시장 등서도 구슬땀

2019. 02.08. 00:00:00

7일 오전 영광군 묘량면 축산농가 밀집지역에서 ‘전국 일제소독의 날’을 맞아 방역당국이 차량을 이용해 소독을 하고 있다. /영광=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전북과 맞닿아 있는 영광은 구제역 바이러스의 전남 침투를 막는 최전선입니다. 영광이 뚫리면 전남이 뚫린다는 생각으로 설 연휴도 반납하고 밤낮 없이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새벽에 내린 비로 기온이 뚝 떨어진 7일 오전 9시께 영광군 묘량면 덕흥리에 모인 영광군 공무원들과 축협 직원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이들은 구제역 공동방제단으로, 축산농가 주변에 방제약품을 살포하고 마을 진출입로에 소독용 생석회를 뿌리느라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 이날은 바람마저 거세게 불면서 소독약품이 의도한 방향과는 다른 곳에 뿌려지는 바람에 방제단원들이 애를 먹고 있었다.

한 방제단원은 “바람이 센 날에는 방역작업도 두배나 힘들다”면서 “바이러스가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오늘 같은 날은 더욱 꼼꼼히 방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도 공무원들과 축협 직원, 그리고 축산농가들이 구제역을 막기 위해 설 연휴도 반납한 채 일주일 넘게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오는 14일을 방역의 고비로 보고, 남은 일주일에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의지다.

지난달 28일 경기도 안성시에서 처음 발병한 구제역은 3일 만인 지난달 31일 충북 충주시로 남하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은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육지)에서 유일하게 단 한번도 구제역이 발병하지 않은 청정지역이다.

전남도는 일단 인구 이동이 많은 설 연휴 기간에는 구제역 방역 대책본부를 24시간 운영하는 등 철저히 봉쇄한 덕분에 구제역을 차단하는 데 성공한 상태이다.

하지만, 전남도는 구제역 잠복기가 최대 14일이고 지난 3일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일주일이 구제역 차단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도 이날(7일)을 전국 ‘일제 소독의 날 ’로 지정하고, 국내 모든 축산농장과 축산관련시설을 일제히 소독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이명훈(43) 영광군 유통축산과 팀장은 “설 연휴도 반납하고 5개조로 18명의 인력을 배치해 근무하고 있다”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해 미안하지만 구제역을 막는 게 그 무엇보다도 우선”이라고 말했다.

영광에서 구제역 발병 우려가 있는 한우·젖소·돼지·염소·사슴 등을 키우는 농가는 총 1059가구(21만6699마리)로, 방제단은 날이 저물 때까지 방역에 힘썼으며, 문자 발송과 마을 방송 등으로 구제역 예방 홍보활동도 병행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방문한 함평군 학교면 월산리 ‘함평가축시장’ 인근에서도 방제단들이 진땀을 빼고 있었다. 전국에서 한우 농가가 4번째로 많은 함평은 면적당 가축 사육 밀도가 높아 구제역이 덮치면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방제단은 축산농가가 몰려 있는 가축시장 인근을 방역 거점소독 장소로 지정해 터널형 소독기를 운영하는 등 방역을 펼치고 있었다.

이계웅(57) 함평군 축산과 팀장은 “그동안 하루 평균 차량 60대씩을 소독했는데, 설 연휴에는 10배가 넘는 750대 정도를 소독했다”며 “함평에 구제역이 퍼지면 함평은 물론 전남 축산농가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기 때문에 2개조(각 3명)가 24시간 맞교대로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팀원은 “매년 설 명절마다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을 위한 비상근무를 하다 보니 이젠 집에서도 그러려니 한다”면서 “다만 축산 관련 직종은 일이 많고 힘들어서 다들 기피하다 보니 인력이 부족한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주·전남 구제역 우려 농가는 소 1965농가(55만7816마리), 돼지 556농가(111만7626마리), 염소 1845농가(9017마리), 사슴 144 농가(3000마리) 등 모두 4510농가(168만7459마리)다.

/영광·함평=정병호 기자 jusb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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