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광주시가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이하 맥쿼리)와 변경협약을 체결한 뒤 2018년 재정지원금이 오히려 32억여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부터 3년간은 증가와 감소가 반복되면서 19억여원이 늘었다. 이에 따라 1014억원을 절감했다는 변경협약의 성과가 거짓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물가상승률, 통행량 증가분 등을 예측해 절감 규모를 추정했으나, 실제 매년 지급 금액은 추정치를 벗어나고 있어 광주시가 제대로 협상에 임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협약 변경 과정과 내용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맥쿼리가 100% 투자한 (주)광주순환도로투자에 지난 2018년 264억5400만원의 재정지원금을 지급했다. 협약 변경 전 기존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방식을 적용했다면 232억3600만원을 줘야 하는데, 협약 변경 이후 오히려 32억1800만원이 증가한 것이다. 시가 지난해 광주일보에 건넨 ‘협약 변경 전후 재정지원금 비교’ 자료에서는 2018년 35억6300만원을 절감한다고 적혀있다. 따라서 2028년까지 맥쿼리와의 협약 변경으로 재정지원금 1014억원을 줄였다는 민선 6기의 발표가 신빙성을 상실했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시는 협약 변경으로 시가 납입해야 하는 법인세가 예측치 28억원과는 달리 112억원이 청구돼 절감 규모 추정치가 바뀌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2012년부터 2015년까지의 미지급 재정지원금 851억원에 대한 법인세를 시가 내줬다는 것이다. 시는 기존 자료에서 2028년까지 매년 법인세 추정치를 30억~35억원로 설정해뒀다. 자연히 협약 변경에 따른 절감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시는 2016년 재정지원금이 42억9500만원 증가하고, 2017년 55억6200만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8년 다시 32억1800만원이 증가하면서 3년간 협약 변경으로 인해 19억5100만원의 혈세가 투입된 셈이다.

민선 6기 광주시는 1심과 2심에서 승소·일부 승소하고도 소를 취하하고, 자본구조 원상 회복 감독명령을 취소하면서 맥쿼리와 협상 변경에 나서 기존 최소운영수입보장방식을 대안적 비용보전방식(MCC)으로 바꿨다. 이 과정에 윤장현 전 시장의 측근 인사, 맥쿼리 측 자본구조조정 전문가들이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윤 전 시장의 측근 인사가 속한 한 단체는 현재까지도 맥쿼리 자회사인 (주)광주순환도로투자와 ‘통합관리선정업체 지위 확인’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당초 예상과는 달리 재정지원금이 증가했지만 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억원 이상의 재정지원금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협약 변경이며, 그 실체에 대해 수사기관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시민을 속이고 우롱한 것이며, 협약 변경에 어떠한 세력이 개입하고 본질을 흐려놨는지에 대해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