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재정지원 늘었는데…막판 4년에 775억 절감?
2019년 01월 23일(수) 00:00 가가
의혹 커지는 광주시-맥쿼리 제2순환도로 변경협약
투자비보전방식으로 변경
10년간 1104억 절감 주장
실제는 수십억원 더 내줘
투자비보전방식으로 변경
10년간 1104억 절감 주장
실제는 수십억원 더 내줘
민선 6기 광주시는 지난 2016년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이하 맥쿼리)와 변경협약을 체결한 뒤 향후 2028년까지 1014억원의 재정지원금을 절감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연평균 78억원의 혈세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협약을 변경했음에도 지난 3년간 광주시의 재정지원금이 오히려 증가하면서 변경협약 실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협약 변경 참여 인사들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적용한 기존의 최소수입보장방식(MRG)은 최초 용역결과로 설정한 최소수입보장금액에서 실제통행수입을 제외한 나머지를 시가 지원하는 것이다. 시는 2016년 이를 ‘대안적’ 투자비보전방식(MCC)으로 변경했다. 이는 사업운영비(법인세, 운영비, 신규민간투자수익금, 신규민간투자상각액)에서 실제통행수입을 제외한 나머지를 시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투자비보전방식은 투자자를 변경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맥쿼리를 그대로 유지해 ‘대안적’이라는 표현이 추가됐다. 이는 광주에서 최초로 적용됐다.
시는 이 과정에서 법인세(추정치 345억원)를 대신 내주기로 하고, 신규민간투자금을 2341억5000만원으로 인정해 9.8%의 수익률을 보장해줬으며, 합의금 형태의 재정지원대체자금 369억원을 건넸다. 그러면서 1014억원을 줄일 수 있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나 실제 재정지원금을 확인한 결과 오히려 19억5100만원이 증가하면서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민선 6기 재정지원금 절감액 1014억원 짜맞추기 의혹=광주시는 지난해 민선 6기 변경협약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자(광주일보 2018년 12월 3~17일) 절감 규모가 1014억원이라는 근거자료를 제시했다. 이 자료에서 시는 물가 2% 적용, 통행량 매년 약 2% 증가 등을 적용하면 2018~2028년까지 918억1360만원이 절감된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맥쿼리가 시설투자비 100억원을 부담하기로 해 1018억1360만원이 결과적으로 시의 이익이라는 입장이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재정지원금 규모가 35억6300만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32억1800만원을 더 내줬다.
전체 재정지원 절감 금액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데도 시는 최근 또다른 자료를 제시하며 2016년부터 2028년까지 협약 변경으로 1012억9080만원이 절감된다고 수치를 바꿨다. 애초 1014억원이라는 절감규모는 1018억원에서 다시 1012억여원으로 조정된 것이다. 기존 자료와 최근 제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매년 2억~3억원씩 수치가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재정절감액의 대부분이 2025년부터 4년간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시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70억7740만원, 2026년 118억1880만원, 2027년 230억9130만원, 2028년 355억8790만원 등 4년간 775억7540만원이 절감된다. 전체 재정지원금 절감액의 80.7%가 협약 기간 막판에 쏠려있는 셈이다.
매년 일정 금액을 균등하게 절감하는 것이 아니라 협약 막바지인 2025년부터 시의 재정절감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시가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6·2017·2018년에도 재정지원금이 줄어든다고 했지만 막상 해당연도에 확인한 결과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에서 2025년 이후 대규모 재정지원금 절감 추정치도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자체 혈세로 맥쿼리와 기관투자자만 배불려=맥쿼리는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 3-1구간 등 전국 11개 도로와 1개 항만의 장기간 관리운영권을 가지고 있다. 이 자산을 통해 최대한 수익을 올려 주주인 국내 기관투자자(48.9%), 국내 개인투자자(29.0%), 외국인투자자(22.1%)에게 배당하고, 맥쿼리 임직원의 연봉을 챙겨가는 구조다. 뉴튼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가 8.2%의 주식을 가진 최대주주이며, 맥쿼리그룹 역시 3.8%를 가지고 있다.
맥쿼리는 국내 기관투자자 등에게 높은 수익을 보장해주기 위해 지방의 도로, 항만 기반시설에 투자해 관리업체를 내세우고 여기에 고리의 차입금을 넣어 이자를 챙겨가는 방식으로 지자체·정부를 옥죄고 있는 것이다. 시는 변경협약을 통해 MRG 대신 대안적 MCC(비용보전방식)를 도입했지만, 근본적인 자본구조는 바꾸지 못하는 잘못을 범했다.
부산시 역시 해마다 막대한 재정지원금을 받아가는 수정산터널과 백양터널을 관리하는 사업자를 상대로 실시협약 변경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맥쿼리가 투자한 지방자치단체 기반시설을 둘러싼 분쟁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민선 7기 광주시는 제2순환도로 1구간에 대해서는 공익처분을, 여전히 MRG 방식인 3-1구간은 협약 변경을 각각 검토하고 있다. 공익처분이란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47조에 따라 시설의 효율적 운영 등 공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민자 사업자의 관리·운영권을 취소하는 것을 말한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시는 이 과정에서 법인세(추정치 345억원)를 대신 내주기로 하고, 신규민간투자금을 2341억5000만원으로 인정해 9.8%의 수익률을 보장해줬으며, 합의금 형태의 재정지원대체자금 369억원을 건넸다. 그러면서 1014억원을 줄일 수 있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나 실제 재정지원금을 확인한 결과 오히려 19억5100만원이 증가하면서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재정절감액의 대부분이 2025년부터 4년간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시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70억7740만원, 2026년 118억1880만원, 2027년 230억9130만원, 2028년 355억8790만원 등 4년간 775억7540만원이 절감된다. 전체 재정지원금 절감액의 80.7%가 협약 기간 막판에 쏠려있는 셈이다.
매년 일정 금액을 균등하게 절감하는 것이 아니라 협약 막바지인 2025년부터 시의 재정절감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시가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6·2017·2018년에도 재정지원금이 줄어든다고 했지만 막상 해당연도에 확인한 결과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에서 2025년 이후 대규모 재정지원금 절감 추정치도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자체 혈세로 맥쿼리와 기관투자자만 배불려=맥쿼리는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 3-1구간 등 전국 11개 도로와 1개 항만의 장기간 관리운영권을 가지고 있다. 이 자산을 통해 최대한 수익을 올려 주주인 국내 기관투자자(48.9%), 국내 개인투자자(29.0%), 외국인투자자(22.1%)에게 배당하고, 맥쿼리 임직원의 연봉을 챙겨가는 구조다. 뉴튼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가 8.2%의 주식을 가진 최대주주이며, 맥쿼리그룹 역시 3.8%를 가지고 있다.
맥쿼리는 국내 기관투자자 등에게 높은 수익을 보장해주기 위해 지방의 도로, 항만 기반시설에 투자해 관리업체를 내세우고 여기에 고리의 차입금을 넣어 이자를 챙겨가는 방식으로 지자체·정부를 옥죄고 있는 것이다. 시는 변경협약을 통해 MRG 대신 대안적 MCC(비용보전방식)를 도입했지만, 근본적인 자본구조는 바꾸지 못하는 잘못을 범했다.
부산시 역시 해마다 막대한 재정지원금을 받아가는 수정산터널과 백양터널을 관리하는 사업자를 상대로 실시협약 변경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맥쿼리가 투자한 지방자치단체 기반시설을 둘러싼 분쟁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민선 7기 광주시는 제2순환도로 1구간에 대해서는 공익처분을, 여전히 MRG 방식인 3-1구간은 협약 변경을 각각 검토하고 있다. 공익처분이란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47조에 따라 시설의 효율적 운영 등 공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민자 사업자의 관리·운영권을 취소하는 것을 말한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