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산하 공사·공단 및 출연기관의 경영성과 보고회를 직접 챙기고, ‘광주혁신추진위원회’도 중복·유사기관 통폐합을 광주시에 권고하는 혁신안을 내놓는 등 방만하게 운영됐던 일부 공공기관 혁신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과거 ‘낙하산 인사’의 단골 일자리로 전락했던 일부 공공기관의 인적 쇄신 요구도 커지고 있어 숱한 비리 등으로 광주시의회의 지적과 감사위원회의 감사를 집중적으로 받았던 기관을 중심으로 공직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또한 이용섭 시장이 당선자 신분이었던 지난해 대중교통운영공사와 성평등환류센터 설립을 발표한 데 따른 후속으로 “기능이 중복되는 공사·공단 출연기관을 일부 조정한 뒤 새 기관을 설립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광주시도 조만간 관련 용역을 통해 공사·공단 출연기관의 실태를 면밀하게 분석할 계획이다.

21일 이용섭 시장은 김대중컨벤션센터를 찾아 2019년 성과창출 계획을 보고받았다. 이날 보고회에서 김대중컨벤션센터는 경영성과 창출 계획서를 통해 ‘10-10-10’ 성과 달성으로 자립경영 기반구축, 국제회의 복합지구 활성화를 위한 제2전시장 건립 및 민자 유치 등을 발표했다. ‘10-10-10’ 캠페인은 매출 10% 성장, 손실 폭 10% 축소, 관리비용 10% 절감 등을 통해 자립경영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을 말한다. 무엇보다도 구체적인 경영성과 창출 계획서가 발표되는 등 이날 성과보고회가 사실상 공사·공단 출연기관의 자생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광주시는 또 오는 30일 광주도시공사를 두 번째로 방문하는 등 오는 2월까지 공공기관 성과창출 계획 보고회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이용섭 시장 직속 광주혁신추진위원회가 지난 17일 발표한 산하 공공기관 혁신안에도 공사·공단 출연기관의 통폐합이 포함돼 있다. 이 혁신안에 따르면 공공기관 운영에 대한 시의 책임 및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진단을 실시, 기능이 중복되거나 유사한 기관·단체의 통폐합과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또 혁신추진위는 올해 상반기 중 시와 공공기관에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보고하도록 하고 이행 과정을 점검할 방침이다.

광주혁신추진위원회 주정민 위원장은 이날 “문화·복지·환경 등 분야별로 나눠보면 역할과 기능이 중복되는 것이 많다”면서 “광주시의 용역을 통해 어느 부분이 중복되고 어느 기관의 조정이 필요할 것인지를 면밀하게 검토한 뒤 시민의견 수렴과 전문가 조언 등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광주시가 산하 공공기관을 상대로 강도 높은 개혁에 나선 것은 대다수 공사·공단 출연기관의 재정 상태가 열악하고 채용비리와 근무 태만 등이 잇따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광주시에는 도시공사와 도시철도공사 등 공사·공단 4개, 수완에너지(주) 등 출자기관 2개, 광주디자인센터와 광주여성재단 등 출연기관 18개 등 모두 24개의 공공기관이 있다. 하지만 이들 기관 중 직원 수가 단 9명에 자본금이 50억원에 불과한 기관도 있고, 일부 기관은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기관장들은 7000만~1억2000만원의 고액 연봉을 챙기고 있어 그동안 통폐합 논의가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해 이용섭 시장의 인수위격이었던 광주혁신위원회는 새로운 공공기관을 만드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광주시와 자치구, 도시철도공사, 도시공사 등으로 분산돼 있어 비효율적인 교통 분야의 통합을 위해 ‘대중교통운영공사’와 ‘성평등환류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이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