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와 전남도가 한전공대 최종 입지를 경쟁하면서 제안서에서 내건 한전공대 설립 및 운영 지원 예산을 지역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 세계적인 수준의 에너지 관련 연구소 설립, 에너지 관련 기업 육성 등 지역 발전을 위해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한전공대 입지 선정에서 부지 조성 지원, 부지 제공 조건만이 아니라 설립·운영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재정이 열악한 광주시나 전남도가 떠안게 되면서 지원 규모가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한전공대가 사립대인데다 한국전력공사의 미래 성장동력을 양성하고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한다는 기존 취지를 감안해 광주시나 전남도가 제안서에서 약속한 설립·운영 지원 예산을 지역 발전에 써야 한다는 것이다.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자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광주일보 1월 14~18일자 1·3면 보도>이 계속되면서 한전 내부와 정치권 내에서도 이 같은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한전 등에 따르면 한전공대 건립에는 최대 7000억원, 1년 운영 예산은 600억~8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초 광주시와 전남도의 부담은 부지 조성 지원 및 부지 제공 조건 등으로 추정됐으나 ‘한전공대 입지선정 전문가위원회’는 2단계 평가 기준에 설립 및 운영 지원 계획까지 포함시켰다.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광주시와 전남도가 상당한 금액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광주시나 전남도가 내놓을 수밖에 없는 건립 및 운영 예산을 에너지 관련 세계적인 연구소 설립이나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 관련 기업 육성 등에 사용하는 등 실제로 지역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방안을 한전이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지자체의 재정 지원 계획이 제안됐다고 하더라도 이행 여부에 대한 실시협약 등 실제 지원을 확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지원 규모가 확정되더라도 어느 곳에 지원할 지 결정된 바 없으며,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한발 물러섰다.

지자체가 과도한 지원을 제안했다고 하더라도 협상 과정에서 감축할 가능성이 있고, 지원 대상과 범위를 다시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한편, 한전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광주 남구 대촌동 도시첨단산단, 남구 승촌동 영산강문화관 수변공원, 북구 오룡동 첨단산단 3지구 등을 3곳, 전남 나주 산포면 전남도 산림자원연구소, 나주 산포면 전남도 농업기술원, 나주 혁신로 부영CC 등 3곳에 대해 현장 실사 등 정밀 심사를 벌인다. 이 가운데 예정대로 광주 1곳, 전남 1곳 등 2곳을 예비후보지로 선정한 뒤 입지여건 등 1단계(65점), 경제성 등 2단계(35점)을 종합 평가해 최종 후보지를 선정하기로 했다. 한전공대 최종후보지는 28일 발표된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