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뒤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며 두차례나 재판에 불출석한 전두환(88) 전 대통령이 골프장에서 목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은 비판 논평을 내고 전 전 대통령을 반드시 법정에 세울 것을 촉구했다.

16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강원도의 한 골프장 한 직원은 “전씨가 지난해 여름쯤 우리 골프장을 방문해 골프를 쳤다”고 주장했다. 이 골프장의 다른 직원도 “구체적인 날짜를 밝힐 수는 없지만 (전씨가) 지난해까지 우리 골프장에 다닌 것은 맞다”고 했다.

지난달 6일에도 전씨는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같은 골프장에서 목격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손님 김모(51)씨는 “식당에 갔더니 전두환, 이순자, 여성 한명, 남성 한명 이렇게 네명이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같은 날 전씨를 목격했다는 이모(50)씨는 “화장실 갈 때는 (전씨가) 바로 앞에 있었으니까, 5m도 안 되는 거리에서 봤다. 그리고 골프를 치면서 뒤에서 라운딩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지팡이나 누구의 도움을 받지도 않고 걸어 다니며 골프를 쳤고 건강 문제도 없어 보였다. 오히려 젊어 보였다”고 전했다.

이 골프장은 평소 전씨가 이용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골프장 대표는 2년 전 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과는 골프 동호회를 통해 한달에 한번 정도 라운드를 같이한다”며 “(전씨가) 나보다 평균 20~30야드 거리가 더 나간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 이번 보도를 지켜본 국민은 큰 충격을 넘어 전씨가 진정 인간이라면 이럴 수 없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법원은 역사의 죄인인 전씨를 반드시 법정에 출석시켜 그가 뿌린 죄악의 역사에 대해 반드시 단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도 논평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골프 치러 다니는 것은 세계 의학계에 희귀사례로 보고될 케이스”라고 비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