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역 초·중·고교 가운데 체육관이 없는 학교가 39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거나 장마·폭염이 계속되는 날씨에는 체육 수업은 물론 야외 활동이 어려워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이 침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관내 315개 학교 중 초등학교 4개, 중학교 26개, 고등학교 9개 등 모두 39개 학교에 체육관이 없다. 이들 학교는 궂은 날씨엔 인근 학교 체육관을 빌려 쓰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산수초가 충장중 체육관을 사용하는 등 인근 중·고교 체육관에 기대고 있다.

중·고교는 사정이 더욱 열악하다. 적게는 2개, 많게는 5개 학교가 체육관 한 개를 공동으로 이용한다. 송원학원 산하 5개 학교와 유은학원 산하 4개 학교, 죽호학원 산하 4개 학교는 각각 하나의 체육관을 공동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나마 공립인 용산초와 북초는 인근에 다른 학교가 없어 비가 내리거나 미세먼지가 덮치는 날이면 실내 수업을 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은 광주시교육청과 사립학교 법인의 안일한 대처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게 교단의 진단이다. 체육관 건립에는 한 곳당 20~30억 원이 드는데 사립학교 측은 재정이 열악해 전체 사업비의 20%인 법인 부담을 감당하기 힘들다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시교육청 또한 예산 문제와 사립학교 측의 건립 신청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하고 있다.

학생들은 날씨와 관계없이 정규 체육 수업을 받고 활발한 야외 활동으로 건강을 지킬 권리가 있다. 최근 경기도가 도의회, 도교육청, 시군, 시군의회와 힘을 합쳐 체육관이 없는 초·중·고교에 실내 체육관을 지어 주기로 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광주시교육청 역시 사립학교 법인은 물론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체육관 조기 건립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