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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원표 미국 산타클라라 한미 상공회의소 회장
한전공대 부지, 성장 가능성·수요자 우선해야

2019. 01.17. 00:00:00

세상은 늘 변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오늘날 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느껴진다.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완벽한 대비책이 정립되기도 전에 벌써 5차 산업 혁명이 이슈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이른바 지식의 빅뱅 시대에 작은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변화가 매일같이 벌어지는 세상에서 정보 공유, 협업, 개방, 플랫폼은 생존 전략의 고유 명사가 되었다.

4차 산업 혁명의 중심지인 실리콘 밸리는 더욱 그러하다. 우수한 연구 개발(R&D) 인프라와 환경, 우수 인력의 끊임없는 공급이 시너지를 발휘하여 글로벌 대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광주·전남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한전공대일 것이다. 언론을 통해 구체화되어가는 한전공대 소식을 들으면서 유치를 위한 지역 간의 치열한 당위성 논쟁이 점입가경이다.

필자가 언론을 통해 본 바로는 한전공대 유치로 인한 지역 간 균형 발전이 우선이냐, 한전공대의 성공 정착을 통한 우수 인력 배출이 우선이냐는 논리로 압축될 수 있을 것 같다.

한전공대가 국제경쟁력을 갖춘 호남 거점 에너지 특화 대학으로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과 단기간에 세계 최고 대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입지 여건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기본 원칙에 충실한다면 해답은 간단히 정리된다.

그렇다. 세계가 주목하는 에너지 신기술 개발의 요람이 될 한전공대는 지역 개발 논리가 아닌, 연구 중심 대학의 성공에 유리한 정주 환경과 대학에서 생활할 교수, 학생 등 철저히 수요자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 수요자 중심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는 미국 실리콘 밸리처럼 말이다.

연구 중심 대학으로의 발 빠른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적화된 R&D 자원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교육 기반 조성 여부가 중요할 것이며, 대학에서 생활할 수요자를 위해서는 연구에서 문화 생활까지 모든 것이 가능한 캠퍼스 타운 조성에 유리해야 할 것이다. 즉 학교가 소지역적 개발 논리에 급급해 지역 자원과 교류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벌판이나 산기슭에 위치해서는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한 훌륭한 자산인 인재 양성에서 그만큼 도태되고 말 것이다.

한전공대가 연구 중심의 세계 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주거·문화 시설이 완비된 대도심 인근이면서, 세계적 수준의 융·복합 에너지 신기술 개발에 유리한 R&D 및 산업 시설이 밀집해 있는 환경에 적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더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인다면, 다른 기능의 연구 중심 대학이 인접해 있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실리콘 밸리는 주변에 35개 대학이 위치해 젊은이들의 창업 천국으로 불리면서, 스탠포드대와 UC버클리 간의 테크놀로지 경쟁을 통해 끝없는 성공 신화를 써가고 있다.

우리도 얼마든지 에너지가 샘솟는 장소가 있다. 산·학·연이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는 연구 개발 특구의 풍부하고 훌륭한 자원을 활용하는 것도 한전공대 유치 부지 선정의 혜안이 될 수도 있겠다.

이처럼 지역 사회와의 연계가 용이한 입지 여건이 한전공대의 성패를 좌우함을 직시해야 한다. 특히 단순한 지역 개발 논리는 광주·전남 그리고 대한민국 모두에 도움이 되질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전공대 부지 확정을 앞둔 지금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교육의 존엄적 가치를 우선으로 한 거시적 안목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

광주·전남 상생 발전의 일대 전기가 될 한전공대, 최적지에서의 성공 정착을 통해 배출되는 인재들이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끄는 이상적인 모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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