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후보지 중 한 곳인 나주 산포면 산제리 산림자원연구소 전경.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광주시 후보지 중 한 곳인 남구 압촌동 에너지밸리산단.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한전공대(Kepco Tech)의 입지와 관련 광주시와 전남도가 각각 3곳씩 모두 6곳을 후보지로 신청한 가운데 산학연 연계·인프라 활용성·물리적 환경은 광주가, 부지제공 조건·접근성·인허가 용이성 등은 전남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광주와 전남이 부지 유치를 위한 치열한 경쟁 구도를 보이면서 한전공대 설립에 필요한 부지 비용 등을 결국 지자체가 떠안게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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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광주시와 전남도는 한전공대 부지와 관련 선정 결과에 승복하고, 기반시설을 지원하겠다는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한전공대 부지 선정 결과는 앞으로 광주시와 전남도의 상생 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광주시는 공동으로 조성한 빛가람혁신도시의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전남도의 양보’가 불가피하다고 표명한 바 있으며, 전남도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항인 ‘혁신도시 시즌 2’성공을 위해서는 여전히 불안전한 혁신도시의 성장과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한전공대가 나주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인식의 차이는 혁신도시 시즌 2, 광주 군공항 이전 등 광주시와 전남도의 상생 현안은 물론 미래 발전 방안 구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양 시도가 부지 선정 뒤 빚어질 논란이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광주일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공대 부지와 관련해 한국전력공사는 1단계로 산학연 연계 등에 65점, 2단계로 경제성 등에 35점을 배정한 평가심사표를 마련해 제안서 평가를 준비하고 있다.

1단계의 세부 분야별 점수는 ▲상위계획 부합성(5점) ▲산학연 연계성(15점) 등 산학연 연계가 20점, ▲인프라 활용성(8점) ▲접근성(7점) 등 정주환경 및 접근성이 15점이다. 그리고 ▲물리적 환경(10점) ▲생태 환경 영향성(5점) ▲확장성(5점) 등 부지조건이 20점, 인허가 용이성(10점) 등이다.

한전은 1단계 심사를 거쳐 광주 지자체가 신청한 남구 압촌동 에너지밸리산단, 남구 승촌동 영산강문화관 수변공원, 북구 오룡동 첨단산단 3지구 등 광주지역 후보지 3곳과 나주 산포면 산제리 산림자원연구소 등 전남 후보지 3곳 가운데 1곳씩을 각각 추려낼 방침이다.

이들 2곳의 예비후보지에 대해서는 앞서 1단계와 함께 ▲부지조성 비용(7점) ▲부지제공 조건(13점) 등 경제성 20점과 ▲설립 지원계획(7점) ▲운영 지원계획(8점) 등 지자체 지원계획 15점 등 2단계(35점)까지 포함해 다시 심사를 진행한다. 전문가들은 1단계 평가에서는 산학연 연계성, 2단계 평가에서는 부지제공 조건의 점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광주와 전남 후보지가 치열한 접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비후보지 2곳에 대해서는 오는 22일부터 25일 사이 제안서 발표, 현장 점검 등 2박3일간 평가를 벌이게 된다. 이어 한전은 오는 28일 한전공대 부지를 확정 발표하며, 해당 지역이 포함된 지자체는 우선협상대상자의 자격을 얻어 한전과 최종 협상에 나서게 된다. 이 과정에서 1, 2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에서는 사실상 한전공대 부지 확정의 주도권을 쥐게 된 한전이 ‘우월적인 지위’를 활용, 광주시나 전남도에 한전공대 설립에 필요한 비용을 과도하게 부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공유재산법상 광주시와 전남도는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으며, 사립학교법상 대학 부지는 반드시 운영주체인 한전이 매입해야 한다.

한 전문가는 “한전공대 설립을 둘러싸고 광주시와 전남도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지자체의 재정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부지 선정 이후 광주시와 전남도 두 지역의 상생발전과 성장을 위한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