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광산구 황룡강 ‘장록 습지’에 대해 지역 환경단체 등이 ‘국가습지 보호구역’ 지정을 촉구하고 있다. 장록 습지는 광산구 호남대학교 인근에서 송산유원지 인근 영산강 합류점까지 이어지는 구간(약 3㎢)이다. 물론 광주시와 환경부도 보호구역 지정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2016년부터 2년 간 광주 전 지역의 습지 생태 현황 조사를 펼쳤고, 지난해 10월에는 환경부에 장록 습지 국가습지 보호구역 지정을 건의한 바 있다.

문제는 장록 습지 인근에 이미 주차장과 축구장 조성이 추진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광산구청은 지난 2017년 국비 10억 원을 확보해 ‘장록 습지 인근 하천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습지 중간 지점에 축구장과 주차장을 조성할 예정이었다. 따라서 광산구청과 지역 국회의원 및 일부 주민들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주민 편의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며 보호구역 지정에 반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환경단체 등에서는 “보호구역 지정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일부 국회의원 등이 주민 이익을 논리로 반대하며 제동이 걸렸다”며 “장록 습지 보호구역 지정을 주민들의 이익과 대결하는 구도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이 가열되자 광산구청은 하천기본계획을 수정해 주차장 등 편의시설 부지를 습지 상류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주민 편의시설도 조성할 수 있고 습지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변경 부지 또한 습지와 인접하고 있어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광산구는 “새로운 자연 환경을 만들지는 못할 망정 있는 습지까지 해쳐서야 되겠느냐”는 환경단체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갈수록 습지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세대 뿐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국가 습지 보호 구역 지정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