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교수

아침에 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가 아프다? 좀 지나면 나아지겠지 생각했는데 잘 낫지 않는다? 그렇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족저근막염(足底筋膜炎·plantar fasciitis)은 발바닥 근육을 감싸고 있는 막에 생긴 염증을 말한다.

발뒤꿈치 뼈의 앞 부분부터 다섯 발가락뼈를 이어주는 족저근막은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발바닥이 받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족저근막에 반복적으로 미세한 손상이 일어나면서 염증이 발생한 것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증상과 원인=족저근막염은 임상적으로 흔한 질환으로, 성인 발뒤꿈치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남자보다 여자가 2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한다.

대부분 발뒤꿈치 내측의 통증을 느끼며, 발의 안쪽까지도 통증이 나타난다. 특히 아침에 처음 몇 걸음을 걸을 때 수면 중에 수축돼 있던 족저근막이 펴지면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오랜 시간 걷거나 서 있어도 통증이 증가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증상과 통증의 강도는 처음 발생 이후로 일정 기간 점진적으로 심해지며, 보행에 장애가 생기면서 무릎이나 고관절, 척추에도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족저근막염의 원인은 다양하다. 흔히 평발로 불리는 편평족이나 발바닥의 아치 모양이 너무 오목하게 굴곡진 요족(cavus) 변형이 있는 경우 족저근막염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 또 발뒤꿈치의 지방 패드가 적어지는 중년 이후나 순간적으로 족저근막이 강하게 늘어나 펴지면서 손상을 받을 때 생기기도 한다.

과체중이거나 하이힐을 신은 경우, 평소 걷기와 운동을 잘 하지 않는 경우, 아킬레스건이 긴장돼 있거나 종아리 근육이 단축된 경우 등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의학에서는 족저근막을 무리하게 사용해 생기는 염증이기 때문에 몸의 음혈(陰血)이 모자라서 생기는 허열(虛熱)에 가깝다고 본다. 발바닥은 신장의 정기가 모이는 곳으로, 족저근막의 염증은 신장 기능의 저하로 생기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족저근막염 치료는 신장의 기를 살려주는 쪽으로 진행한다.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과 치료=보통 6개월 이상의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한방 치료 등 보존적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를 받는데도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체외충격파와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대개 보존적 치료에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보존적 치료가 우선이다.

무엇보다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거나 이미 치료를 받았다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평소 종아리 근육이 뭉치지 않도록 자주 마사지하거나 스트레칭을 할 필요가 있다. 바닥이 딱딱한 신발이나 깔창을 피하고 체중이 앞쪽으로 실리게 하는 하이힐의 이용을 자제해야 한다.

또 발바닥의 근육의 긴장을 풀기 위해 캔이나 작은 페트병을 이용해 발바닥 안쪽으로 굴려 마사지하면 좋다. 무엇보다 무리한 운동이나 장시간의 보행을 삼가고 꾸준하고 적절한 강도의 운동을 해야 한다.

/채희종 기자 cha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