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포츠/연예
오피니언
기획시리즈
뉴스 홈
정치
경제
사회
시군
문화

늘어나는 노인 무단횡단 사망사고 해법 없나
“횡단보도까지 걷기 힘들다”…육교·방지펜스도 무용지물
1시간 지켜본 양동시장 인근 도로 10여명 차량 피해 횡단
광주·전남 최근 3년 200여명 사망…노인 교통교육 등 시급

2019. 01.11. 00:00:00

지난 9일 오후 광주시 서구 양동시장 인근 편도 3차선 도로(경열로)에서는 노인들의 무단횡단이 빈번하게 빚어지고 있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지켜본 결과 노인 10여 명이 무단으로 길을 건넜다. 같은 시간 차량 통행량은 1000여대가 넘었다. 이 도로는 제한속도가 시속 50㎞이지만 내리막길이고 과속단속카메라가 없는 탓에 차량들은 제한속도를 넘기 일쑤였다.
이곳에는 무단횡단을 막기 위해 양동시장 양유교에서 경열로 육교까지 250m 구간에 높이 1m 플라스틱 재질 무단횡단 방지펜스가 설치돼 있었고, 횡단보도도 3개나 있었다. 하지만 노인들 상당수가 횡단보도 녹색등을 기다리지 않고 길을 건너는가 하면 일부는 무단횡단 방지 펜스를 우회해 길을 건넜고, 심지어 펜스 사이를 손으로 벌려 도로를 횡단하는 위태로운 모습도 보였다.
이와 함께 무단횡단 방지펜스가 설치된 산수오거리~지산사거리 구간 왕복 9차선 도로(필문대로) 210m 구간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제한속도 시속 60㎞인 이 도로에서도 노인들의 무단횡단은 끊이지 않았다. A(여·80) 할머니는 횡단보도 100m를 남겨놓고 차량 사이를 지나 길을 건너고 있었다. 이를 못 본 한 승합차량은 급정거를 하며 충돌을 간신히 피했다. A할머니는 큰 사고가 날 뻔 했음에도 인도가 아닌 반대편 차선을 향하며 무단횡단을 이어갔다.
또 폐지 줍는 노인들은 도로에서 리어카를 끌고 다니고 있어 자칫 질주하는 차량과 부딪힐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B(83)할머니는 “인도는 좁고 울퉁불퉁해 위험한 건 알지만 어쩔 수 없이 도로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최근 3년(2015~2017)간 광주·전남지역에서 도로를 건너다 차에 치여 숨진 노인(65세 이상)이 2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경찰과 자치단체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교통교육 강화, 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인들의 교육을 통해 무단횡단을 줄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운전자들이 신호를 중심에 둔 주행 습관보다는 보행자 안전을 중심에 둔 운전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21일 광주·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광주에서는 2015년 24명, 2016년 23명, 2017년 33명 등 노인 80명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전남에서는 2015년 76명, 2016년 71명, 2017년 88명 등 235명이 사망했다.
이중 도로를 건너다 변을 당한 경우는 광주 66명, 전남 140명 등 206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65.3%에 달했다.
노인 무단횡단 사고가 끊이지 않자 광주시는 최근 말바우시장 인근 도로 200m 구간과 양동시장 인근 220m 구간에 무단횡단 방지펜스를 추가 설치하는 등 광주 40여 곳에 안전시설을 조성했다. 말바우시장 인근 도로에서는 지난 한해 교통사고로 2명이 숨졌고 양동시장 인근에서도 지난 7월 80대 노인이 트럭에 치여 숨졌다. 여수와 목포에서도 각각 4명, 3명의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가 발생했다.
홍종성 광주시교통문화연수원 교관은 “노인 교통사고는 대부분 무단횡단이 원인이다”며 “안전한 횡단 방법과 밤길 옷차림 등에 대한 집중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기주 도로교통공단 광주전남지부 특별교통 안전교육 담당 교수는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준법정신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경찰과 지자체는 경로원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교통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사고 우려지역에는 안전시설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기사 목록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