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SRF(고형 폐기물) 열병합발전소 가동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민·관 거버넌스가 출범과 함께 어제 첫 회의를 가졌다.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는 고형 폐기물을 태워 빛가람 혁신도시에 난방과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로 1년째 가동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현안 가운데 하나다.

위원회를 꾸리게 된 것은 운영 주체인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가동 강행과 주민들의 반발이 맞서면서 갈등을 빚어 왔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위원회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전남도, 나주시 등 행정기관과 이해 당사자인 지역난방공사, 그리고 가동저지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참여했고 이들을 대변할 전문가들도 대화 테이블에 앉았다. 여기에 법률·경영·환경 등 6개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검증자문단도 운영하기로 해 해법 마련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가동 문제는 갈등의 골이 너무 깊어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은 난제임에 분명하다. 난방공사는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발전소를 지었기 때문에 더 이상 가동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시민단체는 주민들의 건강이 담보되지 않는 한 가동은 불가하다며 평행선을 달려 왔다. 전남도와 나주시가 그 사이에 끼여 어정쩡한 행정을 한 것도 갈등을 빚게 된 원인이다.

지역난방공사와 행정기관은 공론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기로 했지만 주민들을 설득하지 못해 여기까지 오게 됐다. 관건은 핵심 쟁점인 지역난방공사가 주장하는 ‘환경성 조사’와 시민단체가 요구하는 ‘주민수용성 조사’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긍정적인 것은 이해 당사자가 대화 테이블에 앉았고 여기에 행정기관과 전문가들이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는 점이다. 대화의 자리가 마련된 만큼 허심탄회하게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해법을 찾는 자세가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