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FC “내가 웃어도 웃는게 아냐”
‘득점왕’ 나상호 부상·빅클럽 러브콜 … 재정 열악해 ‘돈 싸움’ 불리
2019년 01월 10일(목) 00:00
광주 FC가 나상호 고민에 빠졌다.

지난 8일 광양 전지훈련지에서 만난 광주 FC 박진섭 감독은 ‘에이스’ 나상호의 이야기가 나오자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며 웃었다.

웃고 있지만 웃는 게 아닌 박 감독이다.

‘2018 득점왕’ 나상호는 승격을 올 시즌 목표로 내세운 광주의 특급 자원이다.

하지만 아시안컵 최종 23인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아랍에미리트로 떠났던 나상호는 그라운드에 오르지 못한 채 지난 7일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훈련 도중 우측 무릎 내측인대 부상을 당했던 나상호는 정상적인 경기 출전이 어렵다는 벤투 감독의 판단에 따라 조기 귀국을 하게 됐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광주에는 가슴 철렁한 에이스의 부상 소식이었다.

박 감독은 “상호에게 전화가 왔는데 쉬었다가 (광양으로) 들어온다고 했다. 나는 들어오지 말라고 그랬다”며 “푹 쉬게 할 생각이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휴식이 필요하다. 날씨가 더 따뜻하니까 일본 오키나와로 갈 때 합류하게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 “(상호가)아시안게임 대표도 가서 한 번도 제대로 쉰 적이 없다”며 “무릎이 여기 있을 때부터 안 좋았다. 우리가 막판에 중요한 경기가 많아서 참고하려는 게 있었다. 대표팀이 되니까 욕심도 나고, 참고하다 보니 탈이 난 것 같다”고 에이스의 무거운 책임감에 안타까운 심경을 이야기했다.

부상도 부상이지만 박 감독을 고민스럽게 하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바로 나상호의 달라진 위상이다.

나상호는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국가대표, K리그 2 득점왕이라는 타이틀을 줄줄이 따내며 눈길을 끌었다. 당연히 빅클럽과 해외팀에서도 나상호를 주목하고 있다.

재정이 열악한 광주는 ‘돈싸움’에서 절대 불리하다. 동기부여라는 숙제도 남는다.

박 감독은 “승격을 위해서 나상호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여러 문제가 있다”고 토로했다.

박감독은 “동기부여 부분도 있고, 재정적인 부분도 구단이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올해 얼마만큼의 퍼포먼스를 해줄 수 있을지도 생각해야 한다. 여러 가지가 걸려있다. 어떤 변수가 생기더라도 준비를 해야 하고 그런 부분을 논의하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감독이 나상호의 마음을 잡을 카드로 꺼낸 것은 ‘대표팀’이다.

박감독은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건 대표팀인 것 같다. 경기를 나가는 선수들이 기회를 더 받고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더 좋은 팀에 간다면 좋겠지만, 경쟁해야 하고 경기를 못 뛸 수도 있으니까 상호가 대표팀을 보고 간다면 (광주에 잔류해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며 “상위리그보다는 하위리그에서 더 많이 어필할 수도 있고, 우리가 대표팀과 전술적인 부분이나 포지션도 비슷하게 있어서 적응하기는 더 쉬울 것 같다”고 나상호를 위한 ‘대표팀’을 언급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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