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초적 상상력 서정적인 시어로 노래
무안 출신 김경애 시인 ‘목포역 블루스’ 출간
2019년 01월 10일(목) 00:00
“혼자 오래 내 그림자와 놀았던 시간이 있었다. 슬픔이 앉은 자리에 따뜻한 빛으로 내 시가 스며들어 그 마음이 조금이라도 반짝였으면 좋겠다.”

한권의 시집에는 다양한 소재와 그 층위를 형상화하는 시선이 존재한다. 그 가운데 지역성에 기반한 예민한 의식은 독자들에게 동일한 정감과 의식을 선사한다.

목포, 순천, 화포 등 남도 풍경을 소재로 그 배경에 담긴 의미와 자아의 실존을 결부해 형상화한 작품집이 발간돼 눈길을 끈다.

무안 출신 김경애 시인이 펴낸 ‘목포역 블루스’는 여러 층위의 의식을 서정적인 시어로 노래한 작품집이다. 지난 2015년 첫 시집 ‘가족사진’ 출간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시집에서 시인은 일상의 고단함과 덧없음,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어린 시절의 추억과 실존적 정체성을 다각도로 표현한다.

그러나 이 모든 층위는 시인의 실존적 자각과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방향으로 수렴된다. 해설을 쓴 김경복 문학평론가가 “김경애의 시는 혼의 호르몬들이 새기고 풍기는 여러 무늬와 강렬한 냄새를 갖고 있다”고 평한 것처럼 작품의 기저에는 예민한 자의식과 원초적 상상력이 흐른다.

특히 “남도의 해안성은 시인의 원초적 상상력을 발동시키는 공간으로서 ‘장소혼’의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서울 자코메티 한국 특별전 관람 후/ 늦은 밤, 비 내리는 목포역에 내린다/ 온몸에 감기는 이난영의 애절한 가락과 바다 짠내// 잠깐 정신을 놓았을 뿐인데 다시 목포역이다// 더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어 멈춰 선 자리/ 버리고 싶은 날들이 소스라치듯 놀라/ 하나둘씩 항구의 등불로 켜진다…”

표제시 ‘목포역 블루스’는 삶의 대합실에 서 있는 화자의 외롭지만 담담한 모습이 드러나 있다. 실존의 자각, 실존의 정체성을 무겁게 응시하는 모습에 남도의 장소성이 결부돼 잔잔한 울림을 준다.

한편 김 시인은 광주대 문예창작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으며 2011년 ‘문학의식’으로 등단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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