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석 돼지 축사 ‘행복한 축산’
황금돼지해 나주 스마트팜 축산농장 가보니
번식농장 ‘농업회사법인 ㈜에스비팜’ 7300여마리 키워
모든 시설 첨단 ICT 시스템 … 생산성 늘고 업무량 줄어
2019년 01월 09일(수) 00:00

대리석 축사에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동물복지, 생산성 향상, 악취문제를 해결한 스마트팜 축산농장인 에스비팜의 서순길 대표가 아기돼지를 살피고 있다. /나주=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대리석 축사에서 사는 돼지 보셨나요? ‘눈으로 보이는 냄새까지 잡겠다’는 오기로 축사 벽체를 대리석으로 마감했는데 전화위복이 됐어요. 대리석이라 당연히 깔끔하고, 벽체가 두꺼워져 단열이 잘 돼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해졌죠. 당연히 돼지 건강이 좋아져 생산성은 높아지고 민원도 해결됐어요.” <관련기사 2면>

진눈깨비가 내리던 지난 4일 오후, 나주시 동강면 곡천리 돼지 축산농장 ‘농업회사법인 ㈜에스비팜’. 이 곳은 어미돼지가 새끼를 낳아 30㎏이 될 때까지 키우는 번식농장이다. 어미돼지 1300마리가 아기돼지 6000여마리를 낳아 기르고 있다.

7000마리가 넘는 돼지를 사육하는 대규모 농장이지만, 여느 축사와는 달리 양돈농장 특유의 고약한 냄새는 없었다. 대리석으로 지어진 축사 때문에, 아기돼지 모양의 귀여운 돌 조각상이 없었다면 양돈농장이라는 사실조차 모를 정도였다.

농장 출입은 엄격하게 통제됐다. 외부인은 전용 출입구에서 슬리퍼로 갈아신고 신발 소독을 한 뒤 샤워를 해야만 출입이 허락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치명적인 전염병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농장 관리를 담당하는 주영역 차장은 “전염병이 돌아 살처분을 하면 금전적인 손해도 크지만 멀쩡하게 살아있는 돼지들을 허망하게 보내야 하는 게 더 큰 상처”라며 “예방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농장은 모돈사, 임신사, 분만사, 자돈사 등 돼지 생애주기별로 구분돼 있다. 또 스마트 농장이라는 이름대로 미생물실, 액비저장탱크, 순환조 등 모든 시설이 첨단 ICT로 이뤄졌다.

축사 한 가운데에서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환풍팬은 알아서 작동한다. 땀샘이 발달하지 않은 돼지는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에 온도와 습도를 관리해줘야 한다. 내부 센서를 활용해 돼지에게 가장 쾌적한 온·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냉·난방기와 환기팬을 작동시켜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준다.사료 공급 장치도 ICT를 접목했다. 젖먹이 돼지는 먹는 양에 따라 젖량도 비례하는데 이를 각각의 어미돼지에 맞게 사료를 공급하는 것이다. 어미돼지별 맞춤형 서비스인 셈이다.

그러다보니 낭비가 없어졌고, 그만큼 생산성은 높아졌다. ICT 시스템 도입으로 생산성은 30% 늘었고, 업무량은 줄었다. 7000여 마리를 키우지만, 직원은 11명뿐이다. 특별히 문제가 발생한 돼지를 빼고는 돈사 전체를 컴퓨터와 연결된 버튼 하나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골칫덩이 분뇨는 미생물순환식 시스템으로 해결했다. 돼지 분뇨를 축사 아래 물과 미생물이 순환하는 정화장치로 곧장 떨어지도록 설계한 덕분에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다.

아쉬움도 토로했다. 서순길 에스비팜 대표는 “시설과 환경은 현대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돼지농장은 더럽고 냄새나는 곳이라는 편견이 남아있다”며 “(편견 때문에) 엄격한 환경 기준을 지키는 양돈 농가까지 과도한 규제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환경·시설 기준을 크게 강화하고 이를 맞추면 허가해줬으면 한다”고 하소연했다. 서 대표는 “직원이 행복하고, 주민·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양돈농장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나주=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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